오수연기자
[아시아경제 오수연 기자] 유영상 SK텔레콤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아 AI 컴퍼니로 거듭나기 위한 3대 추진 전략을 발표했다. 이를 토대로 오는 2026년까지 기업가치를 40조원 이상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유영상 대표는 7일 전체 구성원 대상 타운홀 미팅을 열고 ‘기술과 서비스로 고객을 이롭게 하는 AI 컴퍼니’라는 SKT 2.0 비전을 밝혔다.
유 대표는 “지난 1년간 전 구성원의 노력으로 SKT 2.0의 비전이 보다 뚜렷하고 명확하게 정리됐다”며 “본업인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연결 기술에 인공지능(AI)을 더하는 SKT만의 차별화된 ‘AI 컴퍼니’로 도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구성원의 역량 향상이 SKT 2.0 비전 달성을 위한 핵심인 만큼, 이를 위해 기존 자기주도 일문화를 유지하며 더 효율적으로 소통하고 협업하겠다”고 전했다.
SKT는 AI 컴퍼니 비전을 SKT만의 방식으로 달성하기 위해 현 5대 사업군을 3대 추진 전략 ▲코어 비즈(Core Biz.)를 AI로 재정의 ▲AI서비스로 고객 관계 혁신 ▲AIX로 혁신한다고 밝혔다.
SKT는 지난 해 고객·기술·서비스 3대 키워드를 기반으로 전체 사업을 유무선 통신,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아이버스(AIVERSE),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5대 사업부로 개편한 바 있다.
코어 비즈를 AI로 재정의하는 것은 유무선 통신과 미디어, 엔터프라이즈 등 기존의 핵심 사업을 AI로 전환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방안을 의미한다.
SKT는 고객이 온라인에서 서비스·제품의 탐색부터 가입, 이용까지 전 과정을 막힘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유무선 통신 전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고객의 서비스 이용과 관련된 전 과정에 AI를 적용하는 ‘AI MNO’를 선보일 계획이다.
미디어 영역에서는 콘텐츠 역량을 키우기에 집중한다. 인터넷TV(IPTV)·채널·T커머스 등으로 흩어져 있는 미디어 자산을 통합하고, AI 기술을 결합해 고객에게 딱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는 ‘AI 미디어 플레이어’를 출시한다.
엔터프라이즈 영역에서는 데이터센터, 전용회선,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빅데이터, AI의 6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고객의 AI 전환을 지원하는 ‘AI 엔터프라이즈’로 업을 재정의할 계획이다.
AI 서비스로 고객 관계를 혁신하는 방안은 에이닷(A.), 이프랜드(ifland), T우주 등 AI 기반 서비스에 새로운 기술과 콘텐츠를 적용해 AI 서비스와 고객의 관계를 보다 밀접하게 만드는 것이다.
에이닷은 고객의 사용을 이끌어 내기 위한 킬러 서비스의 발굴, 현재 제공 중인 서비스들의 콘텐츠 우선 순위 조정 등과 동시에 AI 핵심 기술이나 캐릭터, 콘텐츠 관련 역량을 보유한 기업에 투자하는 등 핵심 역량을 지속 확보할 계획이다.
이프랜드는 글로벌 진출과 함께 다양한 업체들과의 공동 콘텐츠 개발로 글로벌 톱티어 메타버스 서비스로 도약한다. 소셜 기능을 지속적으로 확장하며 이프랜드의 재화를 현실 경제와 연계하는 크립토 기반 경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T우주는 구독 전용 플랫폼을 구축해 AI를 통해 고객에게 최적의 구독상품을 안내하고, 파트너사들에는 구독모델 기반의 성장 기회를 제공하는 AI 기반 커머스 구독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AIX는 AI나 디지털 전환(DT)을 필요로 하는 기업을 찾아 투자 또는 인수하고, SKT가 보유한 AI·DT 역량을 확산하는 것이다.
SKT는 제조 영역에서 로봇이나 비전 AI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거나, 헬스케어 영역에서 엑스칼리버(X-Caliber) 같은 AI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하는 등 다양한 AIX 사례를 발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SKT는 이 같은 3대 전략을 기반으로 오는 2026년까지 SKT의 기업가치를 40조원 이상으로 키워 대한민국 대표 AI 컴퍼니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이날 ‘AI 컴퍼니’로의 도약을 상징할 T(SKT)와 B(SK브로드밴드)의 리뉴얼 브랜드도 공개했다.
리뉴얼 브랜드는 ‘오픈(OPEN)’을 모티브로 미래를 향해 열려 있는 문을 형상화한 디자인이다. 익숙한 고정관념과 한계를 넘어 새로운 세상·새로운 비즈니스·새로운 생활을 열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브랜드 대표 색인 ‘T 블루’는 미래지향성과 기술을 의미한다. SKT는 고객에게 일관성있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T와 B의 브랜드 리뉴얼에 동일한 컬러 시스템을 적용해 양 브랜드간 시너지를 강조했다.
SKT는 T와 B의 리뉴얼 브랜드를 조만간 주요 사이트를 시작으로 고객 접점 전반에 도입할 예정이며, 향후 하위 브랜드 전체에 새로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SKT 2.0 비전 달성의 핵심 요소를 인재의 확보와 육성에 달려있다고 본다. 그간 지속적으로 개선해 온 기업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한다는 계획이다.
SKT는 지난 1년간 자기주도적 일문화 조성을 위한 거점오피스 ‘스피어(Sphere)’ 도입과 구성원 소통 활성화를 위한 ‘더 라운지(The Lounge)’의 운영, 해피프라이데이(금요일 휴무) 확대 등으로 ‘말랑말랑한 기업문화’ 구축에 힘써 왔다.
유 대표는 앞으로도 구성원의 역량 강화를 위해 타운홀과 지역 본부 방문 등을 통한 현장 경영 강화 및 리더와 구성원간 적극적 소통을 통해 구성원의 목소리를 적극 청취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문화 2.0을 SKT에 국한하지 않고 SKB 뿐만 아니라 전체 ICT 패밀리사를 대상으로 업의 특성에 맞게 공유하고 확산할 것임을 강조했다.
SKT는 이 같은 혁신 방안들의 소개에 앞서 비전 구체화를 위한 주요 사업의 성과와 과제를 확인했다. SKT는 2022년 한 해 동안 SKB와의 적극적 협력을 통해 ‘T-B 시너지’를 창출, 사상 최대인 17조원 이상의 연결 매출을 예상하는 등 견고한 실적 속 AI컴퍼니를 향한 첫 발을 내디뎠다.
유무선 통신에서 5G 가입자 1300만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으며 유선방송 가입자 순증 1위(2021년 36%→2022년 47%) 기록 등 성과를 거뒀다. 미디어 영역에선 SK스토아와 T딜의 거래액(GMV 기준) 지속 성장과 지난해 개국한 채널S의 오리지널 콘텐츠 강화 등을 통한 시청률 순위 상승 등으로 미디어 관련 매출이 전년 대비 두 자릿수의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AI 반도체 분야에서도 ‘사피온’의 미국과 한국 법인 동시 설립 및 인재 확보 등을 통해 글로벌 톱 수준의 상품 경쟁력을 확보했다.
국내외를 넘어선 초협력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아이버스의 서비스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진출을 위해 아마존,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등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은 물론, 도이치텔레콤, 싱텔, T 모바일, NTT도코모 등 대륙별 핵심 통신 사업자들과 제휴를 맺고 협력을 진행 중이다.
국내에서도 지난 달 국내 AI솔루션 기업인 코난테크놀로지의 지분 확보 및 전략적 파트너십을, 지난 7월에는 하나금융그룹과 지분 교환을 포함한 금융·ICT 부문 전략적 제휴를 각각 맺는 등 스타트업과 이종산업과의 협력도 강화했다.
유영상 대표는 “SKT는 지난 1년간 꾸준한 성장을 이뤘지만, 국제 정세 급변에 따른 거시경제(Macro) 환경의 변화라는 대격변의 시기에 서있다”며 “’AI컴퍼니’라는 비전 실현을 위해 흔들림 없이 갈 길을 걸어가는 동시에 위기를 대비한 계획을 철저히 준비해 모든 위협에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