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정기자
[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 이달 제20차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차기 5년간의 공산당 지도부가 선출될 예정인 가운데 중국 경제성장률 부진이 반도체, 철강·기계, 화공품 등 경기민감 품목 중심으로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에 하방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9일 한국은행은 '해외경제포커스'에 실린 '중국공산당 전국대표대회 전망 및 경제적 영향' 보고서를 통해 "이달 16~22일 중 차기 5년간의 공산당 지도부가 선출될 예정"이라며 "기존 '안정 속 성장' 정책기조 유지에 따른 내수 회복 지연, 미·중 경제분쟁 심화가 중국 경제성장에 하방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의 공산당 총서기 3연임이 거의 확실한 가운데 그의 측근 그룹인 시자쥔(習家軍)의 최고 지도부 진출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개혁파 내지 친시장주의자들인 현재의 총리, 경제부총리, 인민은행 총재 등이 모두 보수주의적 인물들로 교체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에 따라 주요 정치일정 등으로 내년 1분기까지 제로코비드 정책이 유지되는 가운데 중국경제 부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시 주석의 정책 격려 발언, 고령자(80세 이상)의 낮은 백신 접종률(38%) 등을 감안할 때 내년 2분기까지도 제로코비드 정책이 해제되지 않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주요 글로벌 투자은행(IB)에 따르면 제로코비드 정책 지속과 봉쇄조치 등으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개혁개방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낮은 수준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19가 발발했던 2020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2.2%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주요 IB들의 전망은 평균 3.2%다.
또 10월 전국대표대회 이후 중국 정부의 공동부유(共同富裕),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 등 주요 정책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부동산 시장은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건설, 가구 등 부동산 관련 활동이 중국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상황에서 부동산시장 부진은 경제성장률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UBS는 중국 GDP 중 부동산 관련 산업 비중이 약 24% 수준인 가운데 부동산 시장 10% 위축시 경제성장률이 최대 2.5%포인트 낮아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에 더해 개발업자들의 디폴트 확대, 지방정부채권에 대한 수요 감소 등으로 외국인투자자금이 유출되면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아울러 개혁파와 친시장주의자의 쇠퇴 속에 공산당 지도부의 보수·강경화로 미국의 대중 압력 조치에 대한 중국의 대응이 한층 강경해지면서 무역·반도체 등의 부문에서 대립이 격화될 소지가 있다.
한은 중국경제팀 이준영 과장은 "중국의 성장률 둔화와 반도체·배터리 부문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미 규제로 배터리 소재부품을 대부분 중국에 의존하는 배터리와 전기차 업체들의 대미 수출에 단기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되고 우리 기업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공장에서 미세공정 전환과 생산능력 확충에 차질이 우려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리튬 등 핵심원자재 수급처 다변화, 반도체·전기차 생산시설 분산, 첨단산업 인프라 투자지원 및 세제혜택, 연구개발(R&D)과 인력양성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