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은기자
영화 감독 우디앨런(왼쪽)과 전 동거인 미아 패로(가운데)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 영화 '미드나잇 인 파리' 등의 작품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유명 영화감독 우디 앨런이 양녀 성추행 의혹 끝에 결국 영화계 은퇴를 선언했다.
18일(현지시간) NBC방송 등에 따르면 앨런 감독은 전날 스페인 신문 뱅가디아와의 인터뷰에서 "영화 제작에서 물러나며 인생의 황혼기의 많은 시간을 시나리오 집필에 할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현재 앨런 감독은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50번째 영화를 제작할 예정이며 이 영화가 그의 커리어 상 마지막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마지막으로 개봉될 영화와 관련해 "흥미롭고, 드라마틱하고, 또한 매우 불길한 영화라는 점에서 (2006년 개봉됐던 작품) '매치 포인트'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앨런 감독의 은퇴 선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앨런 감독은 지난 1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영화를 만들고 상영하는 것에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은퇴를 고려하고 있다는 의사를 우회적으로 전한 바 있다.1935년 미국에서 태어난 앨런 감독은 1960년대 영화계에 발을 들인 뒤 '애니홀', '맨해튼', '범죄와 비행' 등으로 세계적인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하지만 1992년 동거인 미아 패로와 헤어진 후 미아 패로가 전남편 사이에서 입양했던 한국계 순이 프레빈과 결혼하면서 사생활 논란으로 물의를 빚었다. 2017년에는 또 다른 입양딸 딜런 패로가 7살이던 당시 앨런 감독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확산됐다.
앨런 감독은 아동 성추행 의혹으로 평판이 추락하자 유럽으로 촬영 무대를 옮겼다. 당초 회고록 출판 논의가 있었으나 제작을 맡은 출판사의 직원들이 아동 성범죄자를 두둔하는 행위라며 파업에 나서며 회고록 출판은 무산됐다.
논란이 커지자 앨런 감독의 영화 '레이니 데이 인 뉴욕'의 배급을 맡았던 아마존은 북미 개봉을 취소하고 영화 4편을 추가로 제작하기로 했던 계약도 파기했다.영화에 출연했던 배우 티모시 샬라메 역시 "우디 감독의 영화에 출연한 것을 후회한다"고 밝히며 영화를 통한 자신의 수익 전액을 성폭력 반대 운동기구 등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