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이 코처 '윌리엄 호이와 메이저리그 공생처럼…'

내년 세계농아인대회 홍보대사 위촉
"장애인에게 계속 기회 확대돼야…"

"농아인도 비장애인과 다르지 않다. 충분한 기회가 제공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미국 배우 겸 감독 트로이 코처가 세계농아인대회를 알리며 강조한 말이다. 그는 6일 서울 풀만 호텔에서 열린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비장애인과 똑같은 대우를 요구하며 윌리엄 호이(1862~1961)를 가리켰다.

이름보다 ‘더미(Dummy)’로 더 자주 불린 미국의 야구 선수다. 청각 장애를 딛고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도루 596개를 기록했다. 코칭스태프는 원활한 소통을 위해 사인 시스템을 개발했다. 청각장애인 선수를 위한 일종의 배려는 1908년 메이저리그 전체로 확대됐다. 모든 심판이 볼 판정을 수신호로 하도록 규정이 변경됐다. 코처는 "수어와 메이저리그는 이제 뗄 수 없는 관계"라고 말했다.

선천적 청각장애인인 코처도 호이 못잖은 발자취를 남겼다. 극단 활동을 시작으로 연극, 드라마, 영화를 오가며 다양한 역할을 연기했다. 지난 3월에는 영화 ‘코다(2021)’로 미국 아카데미시상식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배우 윤여정이 수화로 그를 호명하고 트로피를 전달해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코처는 "윤여정이 ‘나는 너를 사랑한다’라는 수어를 해줘서 강렬한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한편 세계농아인대회는 내년 7월 제주도에서 열린다. 세계농아인연맹(WFD) 주최로 회원국들이 모여 교육, 문화, 예술, 수어 등에 대한 실태를 공유하고 교류한다. 코처는 "각 정부를 상대로 농아인 자립에 필요한 정책을 건의하는 힘을 기르는 장"이라고 설명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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