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기자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동반성장위원회가 골목상권 카페를 돕기 위해 스타벅스와 추진한 '상생음료'를 우여곡절 끝에 공개했다. 앞서 스타벅스의 발암물질 검출 증정품 논란과 맞물리면서 상생음료 전달식 행사가 한 차례 연기된 바 있다.
지난달 31일 동반성장위원회는 스타벅스코리아,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과 함께 개발한 상생음료 '한라문경스위티'를 공개하고, 두 기관에 상생 실현에 대한 감사패를 전달했다.
제주 한라봉과 문경 오미자를 활용한 한라문경스위티는 스타벅스와 소상공인이 협업으로 개발한 음료다. 지난달 25일부터 동네카페 100곳에 한정 판매되고 있다. 스타벅스는 소상공인에게 음료 제조법을 전수하고 5만잔 분량의 원부자재를 지원하기로 했다. 우리 농산물과 지역 명칭을 음료명에 반영해 지역 농가와의 상생의 의미도 담았다.
이는 지난 3월 동반위 주도로 체결한 상생 협약의 일환이다. 협약을 계기로 소상공인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카페 업계 간 소통과 협력의 기반을 마련하기로 뜻을 모았다. 스타벅스는 생계가 어렵거나 재난 등으로 긴급 지원이 필요한 지역 소상공인 카페의 시설 보수도 지원하기로 약속했다.
이보다 앞선 2020년 5월 스타벅스는 청년 창업 활성화를 위해 '자상한기업(자발적 상생협력 기업)'으로 중소벤처기업부와 협약을 맺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달 스타벅스의 고객 증정품 '서머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가 검출되면서 잔칫집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됐다. 폼알데하이드는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가 1군 발암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스타벅스가 사은품으로 제공하거나 온라인 등을 통해 판매한 서머캐리백은 무려 108만개에 달했다.
소상공인에게 경영 노하우와 음료 제조법을 전수하겠다는 스타벅스의 상생 정신은 발암물질 논란으로 빛이 바랬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8월 초 예정됐던 상생음료 전달식은 잠정 연기됐다. 스타벅스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 상황에서 행사를 감행하는 건 중기부와 동반위 입장에서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였다. 중기부 측은 "행사 추진 시 소상공인과의 상생을 위해 노력한 긍정적인 활동이 부정적인 내용에 묻힐 수 있어 전달식 행사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지난달 31일 뒤늦게 열린 전달식 행사도 스타벅스 측의 요청으로 언론의 현장 취재를 막은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동반위 관계자는 "(스타벅스 측이) 그간의 논란을 고려해 대대적으로 홍보되는 건 조심스러워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동반위와 스타벅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은 올해 하반기에도 새로운 상생음료를 함께 선보일 예정이다. 판매 대상 카페와 지원 범위를 확대해 적극적인 상생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