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희기자
에마뉘엘 마크롱(왼쪽) 프랑스 대통령과 압델마드지드 테분 알제리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새 협약 문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사진 제공= EPA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시아의 가스 공급 감축, 극심한 폭염에 따른 원자력 발전 가동 차질 등으로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프랑스가 알제리로부터 천연가스 공급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에너지 기업 엔지가 알제리 당국과 천연가스 공급 확대 계약에 근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리비에르 베랑 프랑스 정부 대변인은 이날 BFM TV와의 인터뷰에서 "외교 협상이 진행 중"이라며 "곧 공식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랑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수입량을 얼마나 늘리지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BFM은 유럽1 라디오를 인용해 수입량을 50% 늘리는 합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알제리는 러시아와 노르웨이 다음으로 유럽에 가스를 많이 공급하는 국가다. 알제리 정부는 최근 이탈리아와도 가스 공급을 늘리는 계약을 체결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5일부터 사흘 일정으로 알제리를 방문했다. 알제리 독립 60주년인 올해 식민통치 과거사를 정리하기 위한 목적의 방문이었지만 방문 기간 중 에너지 공급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제리는 132년간 프랑스의 식민지였으며 프랑스를 상대로 8년간의 독립전쟁 끝에 1962년 해방됐다.
마크롱 대통령의 알제리 방문을 두고 프랑스에서는 알제리에 가스를 구걸하러 간다는 비아냥도 나왔다. BFM 보도에 따르면 마크롱이 카노사에 갔다며 1077년 신성로마제국의 황제 하인리히 4세가 교황 그레고리오 7세에게 용서를 빌기 위해 이탈리아의 카노사로 갔던 카노사의 굴욕에 빗대기도 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알제리가 프랑스의 에너지 위기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프랑스 에너지 수요에서 가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로 크지 않으며 가스 시장에서 알제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8~9% 정도"라며 "알제리가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