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현도인턴기자
[아시아경제 송현도 인턴기자]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모빌리티(PM)' 공유 사업을 하는 일부 업체들이 이르면 내년부터 대중교통 환승 체계 연계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노리고 있다. 그러나 PM 관련 사고가 급증하자 규제가 엄격해지고, 아무 곳이나 방치된 킥보드로 시민이 불편을 호소하는 등 해결해야 할 난관도 만만치 않다.
한국에 도입된 PM 중 가장 활성화된 교통수단은 공유 킥보드다. 공유 킥보드 업체들은 2017년께부터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사업 성장률도 가파르다. '전동킥보드협의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대표 PM 공유 업체 13곳의 공유 킥보드 운영 대수는 2019년 1만 7130대에서 2년 뒤인 지난해 9만 1028대로 약 5배 이상 증가했다.
일부 업체들은 성장 모멘텀을 강화하기 위해 대중교통 환승 체계에 공유 킥보드를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일례로 '지쿠터', '씽씽' 등 업체들은 지난 3월 3일 협의체를 구성해 교통카드 정산업체 로카모빌리티와 업무협약(MOU)를 맺고, 대중교통 환승할인 혜택에 공유 킥보드를 추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내년부터 대중교통과 공유 킥보드 간 환승 시스템 도입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공유 킥보드의 '대중교통 편입'을 통해 시민들의 PM 이용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킥보드를 둘러싼 여러 장애물을 감안할 때 본격적인 대중교통 체계 편입은 시기상조라는 시각도 드러낸다. 지난해 5월 도로교통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공유 킥보드 이용자의 △면허 소지 △헬멧 착용 등이 의무화됐다. 특히 헬멧 의무화는 이용자들이 킥보드를 꺼리는 가장 큰 원인이다. 공유 킥보드는 단거리를 3~5분 동안 주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짧은 시간 이용하기 위해 일일이 헬멧을 지참하기에는 불편함이 크다. 일부 업체들은 킥보드 대여 지점에 헬멧을 비치하기도 했지만, 파손·분실률이 커 서비스를 확대하기 쉽지 않다.
그렇다고 규제 완화를 촉구하기도 어렵다. 관련 교통사고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17년 PM 관련 교통사고는 총 117건, 사망 건수는 4건이었으나 4년 후인 지난해엔 교통사고 1735건, 사망 건수 19건으로 대폭 증가했다.
미흡한 기기 관리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부 이용객들은 킥보드를 이용한 뒤 지정된 주차 공간에 돌려놓지 않고 거리에 무단 방치해 불만을 호소하는 시민이 많다. 이와 관련 전라북도 전주시 등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방치된 킥보드 위치를 신고하는 민원 채널을 구축해 수거 및 견인 작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킥보드 총량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프랑스 파리는 2019년 사업권 입찰을 통해 총 3개의 공유 킥보드 업체의 영업을 허가했으며, 각 업체 당 5000대 킥보드를 보유하도록 했다. 또 공모 평가 기준을 마련해 균형 잡힌 배치, 킥보드 유지 보수 및 재활용, 수거 정책 등 전반을 감독하고 있다. 영국 런던, 미국 뉴욕·워싱턴 DC, 노르웨이 오슬로 등 다른 해외 주요 도시도 비슷한 기준을 마련했다.
그 결과 런던, 파리, 뉴욕 등 서구 대도시에선 각각 약 3000대~1만 7500대의 킥보드만 배치돼 있으며, 시와 민간 운영사의 협업을 통한 체계적인 관리가 가능해졌다. 지난해 기준 14개에 달하는 운영회사가 난립하면서 5만 5000대가량이 배치된 한국과는 다른 상황이다.
송현도 인턴기자 doso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