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호주 바이롱광산에 태양광 승부수…4분기 예타 시동

호주 바이롱밸리 (자료:Environmental Defenders Office)

한국전력이 호주 바이롱 석탄광산 부지에 태양광 사업을 연내 추진한다. 호주 정부가 2019년 탈(脫)탄소 기조로 개발을 허용하지 않자 친환경 발전으로 전환해 사업을 이어가겠다는 의도다.

24일 전력업계에 따르면 한전은 호주 바이롱 석탄광산 부지에 태양광 발전 사업을 위한 예비타당성조사를 이르면 올 4분기 착수한다. 한전이 발전용 유연탄 채굴을 위해 2010년 사업에 뛰어든 지 12년 만이다. 한전 관계자는 "해당 부지에 물을 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방식 등이 대안으로 논의된 바 있지만 최종적으로 태양광 사업만 진행하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해 올 4분기 위원회를 거쳐 예비타당성조사를 실행키로 했다"고 말했다.

한전은 당초 호주 바이롱 석탄광산 개발을 위해 2010년 글로벌 광업기업 앵글로아메리칸으로부터 탐사권을 인수했다. 한전은 광산에서 25년간 약 650만t의 유연탄 생산을 목표로 했다. 인수 금액을 포함해 한전이 국내 공공발전사 5곳과 함께 투자한 금액은 8300억원에 달했다.

한전이 석탄광산 개발에서 태양광 사업으로 전환한 건 2019년 호주 허가 기관인 독립계획위원회(IPC)가 사업을 불허하면서다. 석탄광산 개발이 탈탄소 등 지속가능한 개발과 어긋난다는 취지에서다. 이에 한전은 호주 법원에 행정 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과 2심에서 각각 기각 판정을 받아 사실상 광산 개발 사업은 좌초했다. 한전이 같은 해 내부 회계에서 바이롱 석탄광산 사업에서 손실 처리한 금액만 5130억원이다.

전문가들은 호주 태양광 사업이 그동안의 손실 보전을 위한 출구전략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전이 올 6월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핵심 자산 매각 리스트에서 호주 바이롱 부지가 제외된 것도 헐값 매각보다 친환경 사업 개발로 사업성을 높이겠다는 판단에서다. 한전 관계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설비용량, 발전부지 등 사업성을 최적화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세종=이동우 기자 dw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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