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은모기자
[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국내 과자시장 내 전통 브랜드의 입지가 여전히 견고한 가운데 농심의 ‘새우깡’이 단일 품목으로는 유일하게 1000억원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2019년 이후 3년째 최다 판매 왕좌를 지키며 ‘국민과자’ 지위를 견고히 했다.
9일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 새우깡은 전년 대비 3.5% 늘어난 1009억원어치가 팔리며 국내 과자(스낵과자·비스킷류)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제품으로 집계됐다. 농심 측은 "새우깡은 1971년 출시된 국내 최초의 스낵이란 상징성이 있다"며 "생새우를 넣어 맛을 높이고, 튀기지 않고 소금에 구워서 만드는 독자적인 공법으로 바삭하고 고소한 맛을 낼 수 있던 것이 50년이 넘도록 사랑받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상위 10개 제품에는 새우깡을 비롯해 스낵과자가 7종, 비스킷류가 3종이 포함됐다. 오리온의 ‘포카칩’과 롯데제과의 ‘꼬깔콘’이 각각 판매액 794억원, 793억원으로 2·3위를 기록했고, 해태제과의 ‘홈런볼’이 769억원어치가 팔리며 비스킷류 가운데는 가장 높은 순위인 4위에 올랐다. 오리온의 ‘꼬북칩’과 농심캘로그의 ‘프링글스’, 해태 ‘맛동산’, 오리온 ‘오징어땅콩’, 해태 ‘에이스’, 롯데 ‘카스타드’ 등이 뒤를 이었다.
개별 품목 가운데는 오리온 꼬북칩의 성장세가 눈에 띄었다. 2017년 판매액 216억원을 기록하며 시장에 진입한 꼬북칩은 이듬해에도 매출 538억원으로 기세를 이어갔다. 2019년 339억원으로 잠시 주춤했지만 2020년 ‘초코츄러스맛’ 출시 등으로 매출을 회복하며 반전에 성공했고, 지난해 판매액이 전년 대비 22.5% 늘어난 592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최대 매출 기록을 새로 썼다. 올해도 ‘스윗바닐라맛’을 새로 선보이며 적극적인 시장 공략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업체별로는 포카칩과 꼬북칩 등을 앞세운 오리온이 판매액 6190억원으로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고, 롯데제과(3933억원)와 해태제과(3789억원)가 그 뒷자리를 차지했다. 한편 농심은 스낵과자 시장에서 3678억원의 판매고를 기록하며 1위에 올랐지만 비스킷류 제품을 취급하지 않으면서 합산 순위에선 4위에 그쳤다.
국내 과자시장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과자시장은 3조6997억원 규모로 2016년(3조1719억원)과 비교해 5년 새 16.6% 성장했고, 향후 2026년에는 3조9573억원까지 시장규모가 확대될 전망이다. 세분시장별로는 봉지과자 위주의 스낵과자(45.3%)가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비스킷(32.4%)과 견과믹스(9.8%), 팝콘(3.6%), 스낵바(3.3%) 등이 뒤를 이었다.
업계는 국내 과자시장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건강을 생각해 저당·저칼로리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튀기지 않고 굽거나 통곡물 등 원료를 최대한 살린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홈술·혼술용 안주용 과자의 인기도 높아지는 등 소비자 수요가 점차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