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민선 8기가 출범한 지 한 달여 지나면서 서울시 자치구들마다 인사가 단행되면서 인적 구성이 새롭게 개편되고 있다.
특히 2010년 민선 5기 이래 6~7기 12년간 더불어민주당 구청장이 서울시 구청장을 지배했던 것에 반해 이번 민선 8기 선거 결과 25개 자치구 중 17곳이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으로 바뀌면서 구청마다 세력교체가 이뤄지고 있다.
물론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들은 취임하면서 조직내 큰 변화보다 안정을 택하는 인사를 단행한 경우가 많아 전반적으로 큰 술렁임은 없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국장과 총무과장, 감사과장, 자치행정과장 등 주요 포스트는 구청장 뜻을 곧 바로 집행할 수 있는 인물들로 배치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직전 구청장 시절 잘 나가던 간부들이 한직으로 물러나고 한직에서 있던 사람이 요직으로 자리 이동한 경우가 있다.
서울 A자치구 B국장과 C자치구 D국장이 대표적인 인물로 보여 눈길을 모은다.
B국장과 D국장 모두 고졸과 검정고시 출신으로 1988년 서울시 9급으로 공직을 시작한 경우다. 나이는 B 국장 1965년생, D국장 1964년 생이다.
B국장은 전임 구청장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경력 때문에 민선 5기 들어 인근 자치구로 파견 돼 2년간 근무하다 돌아온 수모도 겪었다. 그러나 이 사람은 파견된 자치구에서 주요 팀장을 맡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에도 B국장은 주요 포스트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성실성을 바탕으로 민선 7기에는 홍보과장, 자치행정과장을 맡다 4급(국장)으로 승진했다. 오로지 실력으로 버텨온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서 구청장이 바뀌면서 B국장은 단번에 1번 국장인 행정국장으로 발탁됐다.
이에 반해 D국장은 민선 7기 시작된 2018년7월 국장 되기에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4급 승진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에 따라 이 국장은 4급을 6년 이상하며 퇴직하는 행운을 얻었다. 게다가 2년 전에는 1번 국장인 행정국장까지 맡아 전임 청장의 오른팔로 행세했다.
그러나 그의 잘나가던 운명도 구청장이 바뀌면서 하루아침에 추락하는 듯해 보인다. 직전 보직 국장으로 전보됐기 때문이다.
이처럼 공직 사회도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한 자치구 과장은 “구청장을 선출직으로 뽑다 보니 잘 나가던 간부가 하루 아침에 추락하는 경우는 다반사”라며 “‘양지가 음지되고, 음지가 양지된다’는 속담이 있듯 잘 나갈 때 항상 겸손해야 한다”고 뼈 있는 말을 전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