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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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값 상승으로 전국 건설 현장의 착공이 눈에 띄게 줄어든 가운데 하반기에는 금리인상과 인건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건설활동 위축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건설 업계와 통계청에 따르면 시멘트, 레미콘 등 비금속 자재 가격이 올 상반기 크게 상승하면서 20년 새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멘트와 레미콘 그리고 아스콘의 경우 올해 3월부터 본격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시멘트는 3월에만 20% 이상, 아스콘도 30% 이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철근과 같은 금속자재의 경우 수요에 따라서 급격히 조정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시멘트와 아스콘의 경우 한 번 가격이 상승하면 하락까지 시간이 걸린다. 이를 감안하면 향후 비금속 자재가격 상승으로 인한 부담은 장기화할 가능성이 크다.
더 큰 문제는 자재난에 이어 금리·임금인상의 충격이 하반기에 본격화할 것이라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한국은행이 이미 5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는 했으나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금리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외국인 입국이 어려워지면서 건설 현장 인력난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특히 물가 상승에 따른 인건비 상승압력도 여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철근콘크리트 서울·경기·인천 사용자연합회는 물가인상분 관련 공사비 증액에 비협조적인 32개 시공사, 60여곳의 현장을 이날 멈추기로 결정했다. 전국의 주요 철근·콘크리트 전문건설사업자로 구성된 연합회 측은 "급격한 자재비 인상 및 인건비 상승으로 인해 기존 수주한 공사비로는 현장 유지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이어진 급격한 재료비 및 노무비의 상승분은 계약 당시 예상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연합회는 "지난해 11월부터 원도급사에 공사비 증액을 수차례 요구한 바 있으나 현재까지 공사비 증액에 비협조적인 시공사가 많아 현장을 멈출 수밖에 없다"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상반기에는 유가를 비롯해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해 다양한 노조파업 사태를 겪었는데, 하반기에는 인건비 상승 문제와 관련해 분쟁이 증가하면서 공사 진행에 더욱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부는 하반기 자재값과 금융비용 상승으로 인한 민간 건설사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