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정거장 체류 우주인들 '쓰레기' 고민 해결됐다[과학을읽다]

국제우주정거장, 에어락 방식 도입
특수 봉투에 담아 정기적으로 배출
그동안 폐모듈이나 화물선에 채워 대기권 재진입시켜 소각
우주유영때 작은 쓰레기 버리는 불편함도 감수

[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미국, 러시아, 유럽 등 우주 강국들이 공동 건설한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체류하는 우주인들은 각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엘리트들로 인류를 대표해 과학의 새로운 경지를 개척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그들에게도 골칫덩어리가 있었다. 쓰레기 처리였다. 그동안 모아 두었다가 폐기 모듈·화물선에 채워 대기권에 재진입시켜 불태우거나, 우주 유영 때마다 들고 나가 버리는 등 불편하기 그지 없었다. 그런데 ISS에 새로운 쓰레기 처리 방식이 도입되면서 한숨 덜게 됐다.

8일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ISS 거주 우주인들은 지난 2일 새로 구축한 에어락을 통해 약 78kg의 쓰레기를 특별히 제작된 쓰레기 봉투에 담아 배출했다. 최근 나노랙사가 제작한 새로운 방식의 궤도 폐기물 처리 기술을 이용한 첫번째 쓰레기 처리 실험이었다. 특수 제작된 쓰레기 봉투에는 사용한 포장재, 화물 운송 봉투, 사무용품, 승무원 위생 용품 및 의류 등의 폐기 물품이 들어 있었다. 쓰레기 봉투는 궤도를 돌다가 대기권에 진입해 타버리게 된다. 예컨대 1996년 9월 러시아의 우주정거장 미르에서 이같은 방식으로 쓰레기를 버렸는데, 약 1년 8개월 후인 1998년 5월 대기권에 진입해 소각됐다.

ISS에 새로 설치된 쓰레기 배출 전용 에어락은 약 970kg의 무게로, 2020년 6월 발사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ISS에 수송돼 같은 해 12월23일 장착된 세계 최초의 상업용 에어락이다. 이 에어락은 2027년부터 운영될 예정인 새로운 상업용 우주정거장(Starlab)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최대 272kg의 쓰레기를 처리할 수 있으며, 기존 ISS에 설치됐던 나노랙사의 소형위성 배치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전까지 ISS 체류 우주인들은 쓰레기 처리에 애를 먹어 왔다. 다 쓰고 대기권에 진입시켜 소각될 예정인 화물운송선이나 폐기 모듈에 쓰레기를 채워 배출하거나 심지어 작은 물건들은 우주인들이 우주 유영시에 들고 나가 버리도록 하기도 했다. 앞서 옛 소련은 1970~80년대 살류트 우주정거장에서 1990년대 미르 우주정거장까지 이와 유사한 에어락 배출 방식을 사용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IT과학부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