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조영신특파원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중국이 태평양 도서 10개국 '포괄적 개발 비전'에 반대한 것으로 알려진 미크로네시아 설득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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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미크로네시아 외교장관 화상 회담과 별도로 친중 성향의 전 대통령과 면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했다.
3일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왕 부장은 2일(현지시간) 칸디 엘리사르 미크적네시아 외교장관과 화상 회담을 가진 자리에서 중국과 태평양 도서국 간의 교류는 지역 안보와 안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왕 부장은 중국 군 태평양 진출이라는 국제사회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우리(중국)가 태평양 도서국에서 하고자 하는 일은 도로와 다리를 건설하는 것이지, 군사력을 증강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양국 간 교역량이 30% 이상 증가했다"면서 이는 중국과 미크로네시아 성장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을 이었다. 그러면서 "농업과 어업, 무역 및 투자,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확대하자"라고 제안했다.
왕 부장은 특히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열린 '제2차 중국ㆍ태평양 도서국 외교장관 회의'를 언급하며 중국은 도서 국가의 자주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지원하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환구시보는 왕 부장과 엘리사르 장관과의 회담 내용을 전달하면서 데이비드 파누엘로 미크로네시아 대통령이 포괄적 개발 비전 합의를 반대했다고 지적했다. 또 개인의 이해관계에 얽힌 미크로네시아 소수 정치인들이 국가와 자국민의 이익을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첸훙 화동사범대학 교수는 "미크로네시아는 미국과 자유연합협정을 체결한 도서국(팔라우ㆍ마셜제도)"이라면서 "미국으로부터 보다 구체적인 지원을 받고 싶어 하는 미크로네시아가 미국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다"라고 진단했다.
환구시보는 그러면서 왕 부장이 존 하글렐감 미크로네시아 전 대통령과 면담했다고 전했다.
하글렐감 전 대통령은 왕 부장에게 "중국과 수교 결정을 한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중국의 정치적 조건 없는 지원은 미크로네시아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1989년 중국과 미크로네시아 수교 당시 대통령이었다.
왕 부장의 전 대통령 개별 면담은 미크로네시아 현 집권층을 압박하기 위한 외교 전술로 해석된다. 또 미크로네시아 정부를 설득, 궁극적으로 포괄적 개발 비전 합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왕 부장은 지난달 26일 솔로몬제도, 키리바시, 사모아, 피지, 통가, 바누아투, 파푸아뉴기니, 동티모르 등 8개국을 방문하는 일정으로 출국했다. 이번 왕 부장의 일정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인도ㆍ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명확한 뜻을 밝힌 이후 이뤄졌다. 중국도 태평양으로 진출하겠다는 의지를 확실히 표명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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