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파리공원' 새로운 탄생...한불수교 100주년 기념공원 역사성과 상징성 복원

[서울시 자치구 뉴스]양천구 목동 대표공원 '파리공원' 리노베이션 완성, 오는 4월23일 전면 개장...전통과 스마트가 만나는 새로운 도시공원의 비전 제시, 도심 속 온전한 녹색 쉼터로 재탄생 주민 복합문화 커뮤니티 공간 '살롱 드 파리(Salon de Paris)' 신축, 다채로운 문화 프로그램 운영 ...‘천재 조각가’ 권진규의 작품들 '성북마을아카이브' 공개

파리공원 리노베이션 설계 조감도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 양천구(구청장 김수영) 목동의 파리공원 리노베이션이 완성돼 23일 전면 개장된다.

파리공원은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택지 개발 당시 조성된 목동중심축 5개 공원 중 하나로 한불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만들어진 곳이다.

2018년부터 파리공원 맞춤형 재정비를 계획한 양천구는 2020년 기본 및 실시설계용역을 진행, 지난해 8월 공사를 착공해 리노베이션을 추진해 왔다.

특히 설계를 구상하는 단계부터 여러 전문가들의 자문과 주민들 의견 수렴을 거쳐 파리공원의 상징성과 역사성을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100년의 역사를 기념해 만들어진 공원은 30년이 훌쩍 넘는 시간 동안 많은 사람들의 휴식과 위안, 추억과 기억을 담아냈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말처럼 1886년을 기억해 1987년에 만들어지고 다시 2022년까지 이어온 파리공원은 그 자체로 역사가 됐다.

파리공원의 역사를 살펴보면 1986년 당시 한국과 프랑스 양국 정상은 우방국으로서 협력의지를 다지기 위해 프랑스 파리에 서울광장을, 서울에는 파리광장을 세우기로 했는데, 서울 목동신시가지의 근린공원을 개조해 1987년 7월에 문을 연 공원이 바로 파리공원이다. 프랑스와 교류와 친목의 의미를 담아 설계된 파리공원은 조형성과 디자인이 강조돼 한국 공원과 조경 역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상징적인 공간이 됐다.

당시 파리공원은 서울광장과 파리광장, 그리고 한국과 프랑스와 함께 어우러지는 한불마당을 만들고, 태극문양 바닥과 프랑스 자수화단을 설계해 양국의 수교 이념을 담아냈다.

2022년 새롭게 리노베이션된 파리공원은 우선 프랑스를 대표하는 에펠탑 조형물과 프랑스식 자수화단으로 그 상징성을 계승했다. 서울광장, 파리광장, 한불마당과 등 기존의 상징적 공간은 전체적인 틀을 유지한 가운데 한국의 건곤감리 패턴을 한불마당 포장에 새로이 도입, 순환산책로를 재정비했다. 또, 거울연못과 바닥분수를 조성해 친수공간을 보완했다.

미래지향적 요소도 공원에 도입됐다. IOT센서를 이용해 미세먼지를 차단하고 공기를 정화, 외부 기온에 따라 쿨링·온열 기능이 가능한 스마트 파고라를 설치해 이용객들이 보다 쾌적하게 공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태양광으로 스마트폰 충전이 가능한 스마트벤치도 함께 구축됐다.

또, 파리공원만의 문화·예술적 특징을 십분 반영한 '살롱 드 파리(Salon de Paris)'도 새롭게 만들었다. 이곳은 프랑스 문화원과 연계한 문화 프로그램과 교육과 전시 등이 가능한 주민커뮤니티 공간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1987년 조성됐던 잔디마당도 위치와 형태를 살려 복원, 야외운동시설은 기존의 나무숲을 보존한 채 배치됐다.

이렇듯 파리공원 리노베이션은 역사성과 일상성 그리고 전통과 미래가 함께 공존한다. 과거부터 이어오는 상징적 조형미는 유지하되 여기에 앞으로 이용할 주민들의 일상과 한국과 프랑스의 문화를 공존시켰으며, 전통적 공간에 미래지향적 스마트 기술을 어우러지도록 적용했다. 과거와 현재, 미래가 이어지는 도심 속 온전한 녹색 쉼터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1990년 파리공원 모습

아울러, 파리공원 개장일인 23일 오후 1시 30분 파리공원의 새로운 시작을 기념하는 행사가 진행된다. 프랑스 및 한국의 전통음악으로 시작되는 식전 공연 외에도 프랑스 자수 전시, 와인 전시 및 체험, 한국 전통장 판매,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거리로 파리공원이 풍성하게 채워질 예정이다.

'파리공원의 시각, 기록 그리고 새로움'을 주제로 한 아카이빙 전시(Re-novation, 1987~2022)도 살롱 드 파리에서 약 2개월 간 진행된다. 35년 전 파리공원 최초 설계안과 그동안 변화과정, 그리고 오래 새롭게 선보이는 공원디자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이번 전시를 통해 파리공원의 의미와 가치를 되새긴다.

앞으로 구는 다양한 세대가 어울리는 가운데 주민들 사이의 소통이 가능하도록 파리공원 내 다양한 문화 행사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가까운 곳에서도 자연을 만끽하고 이색적인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도시민의 니즈를 충분히 반영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2020년에 리노베이션을 완성한 양천공원 역시 생태탐험, 숲 산책, 음악회를 비롯 계절별 공원문화축제 등 세대를 아우르는 다양한 공원 문화 프로그램 운영으로 주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양천구의 공원은 사람들이 단순히 가꾸어진 공간을 이용하는 것에서 한걸음 더 진보한 개념이다. 구는 주민들이 공원을 가꾸고 관리하며 스스로 공원의 가치를 높이는 자원봉사 플랫폼인 '공원의 친구들' 100여 명을 구성해 운영 중이다. 파리공원의 경우 '파리공원 행복지킴이' 자원봉사자들이 공원 내 '책 쉼터' 운영 활동 등에 참여하며 자발적으로 공원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구 관계자는 “양천구는 산과 공원, 길을 연결해 도시 전체를 하나의 숲이자 공원이자 둘레길로 만드는 ‘정원도시’를 구현하고 있다”며 “목동의 아파트 숲에서 35년 가까이 그 자리를 지켜온 파리공원은 휴식과 소통의 공간을 넘어 그 역사성과 상징성을 가진 곳으로, 양천의 랜드마크로서 한 축을 당당히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성북구와 성북문화원은 조각가 권진규 탄생 100주년을 맞아 지역 아카이브 누리집인 성북마을아카이브에 권진규의 작품을 촬영한 다수의 고화질 작품이미지를 공개했다.

권진규(1922~1973)는 테라코타와 건칠(乾漆)기법을 탐구, 한국 근현대 조각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조각가로, 성북구와도 인연이 깊다. 1947년 성북회화연구소(현 동소문동3가)에서 교육을 받으며 미술에 입문, 일본 유학에서 돌아온 1959년 동선동3가 250-1에 작업실과 살림채를 겸한 아틀리에를 손수 지었다.

이에 따라 성북구와 성북문화원은 권진규가 한국적 리얼리즘 조각을 정립한 동선동 시기(1959~1973)에 제작한 작품의 이미지를 중심으로 자료를 수집했다. 지난 2009년 서울·대구·부산·일본 도쿄 등 국내외 여러 곳에 소장된 권진규의 작품을 촬영한 이정훈 사진작가로부터 고화질의 사진을 제공받았고, (사)권진규기념사업회 협조를 구했다. 조각 작품이 상당수를 차지하기 때문에 정면·측면·후면 등 여러 방향에서 촬영한 사진을 확보, 작품을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또, 환조 뿐 아니라 부조·유화·수묵화·드로잉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이미지를 공개, 권진규의 예술세계를 폭넓게 들여다볼 수 있다. 그의 치열했던 삶과 작품활동의 흔적이 남아있는 동선동 권진규아틀리에 곳곳을 촬영한 사진과 관련 신문기사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조태권 성북문화원장은 “자료에 대한 학술적 검토와 연구, 큐레이션을 거친 성북마을아카이브의 다양한 콘텐츠를 기대해 달라”고 밝혔다.

성북구 관계자는 “성북구는 권진규를 비롯하여 수많은 위대한 미술가들이 창작 활동을 펼친 지역”이라며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아카이브 콘텐츠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권진규 관련 기록물과 작품 이미지 등은 성북마을아카이브 내 ‘주제로 보는 성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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