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300구 화장' … 오미크론 확산 여파로 4월 사망자도 급증

코로나19 사망자에 노환·기저질환자까지 더해져

오미크론 변이 대유행에 따른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와 환절기가 겹치면서 국내 사망자가 급증하고 있다. 하루 평균 화장 건수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특히 정부가 코로나19 사망자로 공식 분류하지 않은 일반 사망자 수가 크게 늘어 주목된다.

19일 보건복지부 등에 따르면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전국 화장 시설 60곳에서 진행된 화장 건수는 총 2만2687건으로 집계됐다. 이장을 위한 개장유골 등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1335건의 화장이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3월 한 달간 화장 건수는 3만9748건, 일평균 1282건이었다. 국내 화장 시설의 일평균 화장 건수가 1000건을 넘은 것은 올해 3월과 4월이 통계 집계 이후 유일하다. 예년 같은 시기 화장 건수는 일평균 700건 내외, 지난해의 경우 770~780건 수준이었는데 올해는 2배 가까이 늘었다.

화장 건수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 화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를 넘어섰다. 지난 13일엔 전국 화장 시설에서 이뤄진 화장 1345건 가운데 코로나19 사망자 화장이 23.6%(318건)를 차지했다.

코로나19 사망자 화장이 지난 1월 하루 평균 37명에서 2월 50명, 3월과 4월 272명으로 급증하는 동안 코로나 사망자가 아닌 일반인 화장 건수도 867건, 881건, 1008건, 1061건으로 계속 증가했다. 통상 환절기에 노인 사망 건수가 늘어나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례적인 증가세다.

이들 중에는 코로나19에 감염된 이후 노환이나 기저질환 등에 따른 사망자로 분류된 경우가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 이종우 을지대 장례지도학과 교수는 "화장 시설에서는 격리 중 사망해 정부가 공식 코로나19 사망자로 분류한 경우만 확인이 가능하다"며 "검안서(사망진단서)상 사인이 폐렴, 폐질환으로 기재된 경우 코로나19 감염과 연관이 있지 않을까 짐작할 뿐"이라고 말했다.

사망자 증가 추세는 다른 통계로도 확인된다. 통계청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국내 사망자 수는 약 2만8400명, 12월엔 3만1600명으로 각각 전년 동월 대비 10.8%, 17.7% 증가했다. 지난해 1~2월엔 사망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 감소하기도 하는 등 연간 전체로는 4.2% 늘었는데, 그만큼 11~12월 사망자가 많았던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1월에도 사망자는 2만9686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9.0% 많아졌다.

행정안전부의 주민등록 기준 사망말소 인구도 올해 3월 3만9532명으로 지난해 3월(2만8626명)에 비해 38.1%나 증가했다. 2월 사망말소 또한 2만9407명으로 지난해 2월(2만4044명)에 비해 22.3% 늘었다.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3월에만 8172명, 이달 들어 18일까지는 4994명이다. 전체 누적 사망자 2만1224명 중 62.0%가 올해 3~4월에 발생했다. 3월 하순 하루 사망자 수가 최대 469명까지 치솟던 것과 비교하면 4월 중순 이후 사망자 수는 100~200명대로 다소 낮아졌으나 한 달 기준으로 보면 3월과 4월 코로나19 사망자 수는 비슷한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오미크론 대유행 기간 당초 예측치보다 훨씬 더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사망자도 많이 늘어난 상황"이라며 "아직까지 하루 10만명이 확진되는 상황인 만큼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등 일상회복 후에도 사망자가 줄지 않을 가능성이 있어 2~3주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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