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완화 기대감에… 서울 노후 아파트, 신축 대비 하락폭 절반

서울 일대 아파트 전경(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올 들어 서울 신축 아파트 가격이 노후 단지보다 더 많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차기 정부에서 재건축 규제 완화를 내세우면서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부동산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조사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준공된 지 20년이 넘은 아파트 가격은 올 들어 0.10%(누적)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준공연도가 5년 이하인 신축 아파트 가격은 두 배 높은 0.20% 떨어졌다. 노후 아파트 가격 변동률이 신축 아파트를 뛰어넘은 것이다.

권역별로는 강남·서초·송파 등 동남권에 위치한 노후 아파트 가격이 0.12% 오르며 서울 내에서 유일하게 상승을 기록했다. 이어 목동 등 서남권이 -0.07%, 노원구 등 동북권이 -0.21%, 도심권 -0.26%, 서북권 -0.39% 순이었다. 반면 신축의 경우 모든 권역에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남권은 0.04% 하락했고, 이어 서남권 -0.07%, 도심권 -0.20%, 동북권 -0.22%, 서북권 -0.68% 등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전체로 보면 신축과 구축 간의 차이는 더 확연하다. 경기도의 경우 올 들어 5년 미만의 신축 아파트 매매가가 1.40% 떨어지며 하락세가 짙어지는 반면 20년 초과 노후 단지는 오히려 0.18% 올랐다. 인천은 같은 기간 신축이 0.48% 떨어진 반면 구축 아파트는 0.40% 오르며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신축 아파트가 그동안 높은 상승률로 가격이 이미 높은데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덜 오른 구축 아파트로 매수가 몰리며 가격 ‘키 맞추기’ 현상도 발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내 5년 미만 신축 아파트는 2012년부터 10년 넘도록 일반 아파트보다 매년 30% 이상 상승해왔다. 특히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2020년, 2021년에는 각각 40%, 42% 높게 올랐다.

반면 30년 이상 구축의 경우 일반 아파트와의 가격 차이는 2017년 18%를 기록한 이후 계속 약화되며 2020년에는 1%로 하락했다. 함영진 직방 빅테이터랩장은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조합원 지위 양도제한, 안전진단 강화와 같이 재건축 시장 안정화를 위한 이전 정부 정책의 영향으로 그동안 구축 단지의 상승률이 낮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한 차기 정부에서 다시금 구축 아파트에 재건축 기대심리가 반영된 높은 가격이 형성될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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