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시구단주·우크라협상단 한때 실명…러, 독극물 테러 의혹(종합)

아브라모비치, 비공개 평화협상 도중 중독증세
우크라 키이우서 반격, 러는 마리우폴 공세 강화
러, "비우호국 입국제한 조치 추진"...제재 맞대응

[이미지출처=AF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간 평화협상을 주도해온 러시아 재벌,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최근 비공개 협상 도중 중독증세를 겪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양국간 5차 평화협상을 앞두고 러시아 내 강경세력들이 벌인 독극물 테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평화협상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평화협상과 별개로 양국간 교전은 지속돼 우크라이나군이 수도 키이우 인근 탈환지역을 확대했다. 반면,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사실상 장악한 것으로 파악된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지난 3일 키이우에서 비공개 평화회담을 진행했던 아브라모비치와 최소 2명의 우크라이나 협상단 고위 대표들에게서 충혈과 고통을 수반한 눈물, 얼굴과 손에서 피부 벗겨짐 등 중독증상이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영국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팀인 첼시 구단주로 유명한 아브라모비치는 어머니가 우크라이나 태생으로 알려져있으며, 개전 이후부터 양국간 평화협상을 주선해왔다.

그는 당시 몇시간 동안 시력을 상실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었으며 터키 이스탄불로 곧바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생화학무기나 전자기 방사선 공격 등 여러 가지 설이 제기되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다만 WSJ는 러시아 내 평화회담에 반대하는 강경세력들이 배후에서 경고성 조치로 이번 중독테러를 벌였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지난 2020년 러시아 야권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중독사건을 조사했던 유럽 탐사전문매체 밸링캣의 수석조사관인 크리스토 그로체프는 "이번 공격은 살해 목적이 아닌 경고를 하려는 의도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평화협상을 앞두고 교전도 격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군은 이날 수도 키이우 인근 이르핀시를 추가로 탈환했다고 발표했다. 올렉산데르 마르쿠신 이르핀 시장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오늘 좋은 소식이 있다. 이르핀이 해방됐다"며 "우크라군이 이르핀 외에 부차, 호스토멜, 보르젤 등 키이우 인근 도시들 해방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세에 몰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남부 지역에 집중하고 있다. 바딤 보이첸코 마리우폴 시장은 이날 CNN에 출연해 "마리우폴 지역 대부분이 러시아군 통제 아래에 있다"고 전했다. 마리우폴은 남부 크림반도와 동부 돈바스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비우호국의 국민들에 대한 입국제한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러시아 집권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의 국제협력 및 해외동포지원위원회에 참석해 "많은 외국의 비우호적인 행동에 대응해 입국 제한 조치가 대통령령으로 준비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따라 미국과 EU 27개국을 포함해 한국, 일본, 캐나다, 뉴질랜드, 노르웨이, 싱가포르, 대만 등 대러제재에 동참한 47개국 국민들의 러시아 입국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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