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 줄이고 수급처 늘려' 현대차, 공급체계 손본다(종합)

장재훈 현대차 대표, 정기 주총서 밝혀
코로나·전쟁 등 돌발변수 대처역량 ↑

장재훈 현대차 대표가 24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현대자동차가 차량 핵심부품 수급처를 다양하게 늘리거나 현지화 비중을 높이는 등 공급망 체계 전반을 손보기로 했다. 생산 차질 주요인으로 꼽히는 차량용 반도체를 안정적으로 수급받기 위해 글로벌 반도체 업체와 협력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부품 전체 수를 줄이면서도 모델간 공용으로 쓸 수 있는 부품은 늘린다. 전 세계 완성차업계가 코로나19 이후 2년 넘게 공급망 관리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이어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장재훈 현대차 대표는 24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 인사말에서 "지난해에 이어 원자재 가격 상승, 반도체 수급 불균형 등 공급망 혼란이 지속될 것"이라며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부품수급난으로 생산 차질을 빚는 만큼, 공급망 관리로 안정적인 생산·판매 체제를 가져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쉽지 않은 경영환경 속에서도 생산·판매 체제를 유연하게 가져가면서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에 비해 ‘선방’한 전례를 올해도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부품 수급처를 이원화하고 해외 공장 현지화 비중을 높이는 건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로 공장이 멈춰서는 걸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그간 원가절감 등을 이유로 협력업체 수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했는데, 코로나19·전쟁 등으로 한두 부품을 공수받지 못해 전체 조립라인을 가동하지 못하거나 생산일정을 조정하는 일이 빈번했다. 부품수 축소·공용화 확대는 당장 취하기 쉽지 않은 만큼 중장기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해외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는 차량<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고객이 신차 계약 후 출고까지 길게는 1년 넘게 기다리는 수요 병목현상도 해결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차량별 반도체 최적 배분, 대체소자 개발 등을 통해 공급물량을 최대로 늘려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나 고급차·트림 비중을 늘려 수익성도 높이겠다"고 말했다.

고가 브랜드 제네시스는 국내·북미 시장 안착을 발판 삼아 아직 점유율이 미미한 유럽·중국에서도 적극 판촉에 나서겠다고 했다. 보급이 늘면서 글로벌 완성차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진 전기차 시장에서는 신형 모델과 함께 충전·정비·금융 등 전기차에 특화된 서비스의 상품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신사업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수소사업은 상용차를 중심으로 국내와 유럽·북미권에 판매기반을 갖추기로 했다. 차량구독 서비를 국내에선 상품을 다양하게 확대하는 한편 유럽 일부에서 선보인 구독·모빌리티서비스도 신규 국가로 넓혀나갈 방침이다.

현댜차가 자체개발한 서비스로봇 달이가 24일 오전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를 맞이하고 있다.<사진제공:현대차>

한편 이날 주총에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이 통과됐다. 박정국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이동국 국내생산담당 부사장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알버트 비어만 전 연구개발본부장과 하언태 전 대표 후임인사다.

회사 이해도를 높이는 차원에서 올해는 신사업 일환으로 추진중인 로보틱스사업을 현동진 로보틱스랩 상무가 설명했다. 로봇기술이 기존 자동차 산업과 그룹 차원의 다른 신사업과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지 알렸다. 앞서 회사가 미리 온라인으로 설명을 듣고 싶은 분야를 살폈는데, 주주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주제로 꼽혔다. 자체 개발한 서비스 로봇 '달이'를 본사 1층에 둬 직접 주총장을 찾은 주주가 볼 수 있게 했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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