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보다 비싼 배달비, 왜 자꾸 오르나?

서울 시내에서 운행 중인 배민라이더스 배달 오토바이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황수미 기자] 폭발적으로 늘어난 음식 배달 수요와 함께 인상된 배달비가 안정화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최근 '배달비 1만원 시대'가 다가왔다는 말이 등장할 정도로 배달앱의 배달비가 치솟고 있다. 정부는 이를 안정화하기 위한 '배달비 공시제'를 지난달부터 시행하기로 했지만, 실효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배달비 공시제는 국내 3대 배달앱(배달의민족·요기요·쿠팡이츠)의 배달비를 비교해 한 달에 한 번 소비자물가정보서비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는 제도다. 플랫폼별로 다른 배달비를 조사해 공개하면서 소비자의 알 권리를 충족하고 플랫폼 간 배달비 인하 경쟁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실제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소답협)은 지난달 13일 '2월 배달비 시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여기에는 지난달 12~13일 점심 시간대를 기준으로 서울시 자치구별로 인구가 가장 많은 1개 동의 특정 주소지에서 프랜차이즈 업체의 치킨·분식을 주문한 경우 거리별 배달비가 비교돼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효과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배달비 공시제가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이 제도를 모르는 소비자들이 많을뿐더러 제공되는 정보도 부실하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서는 이미 배달앱에 공개된 가격을 다시 모아 보여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제도의 실효성을 지적했다.

배달비 인상의 주된 요인은 배달원인 라이더 수급 부족과 시장 성장세의 불균형이 꼽힌다. 20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시장 규모는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한 이후 눈에 띄게 커졌다. 지난 2019년 9조원에서 2020년 20조원으로 2배 넘게 성장했고 지난해에는 40조원 이상으로 늘었다.

반면 라이더 수는 소폭 상승에 그쳤다. 통계청의 '2021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를 보면 작년 상반기 배달 종사자 수는 42만3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동기(37만1000명) 대비 14.2%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라이더 1명이 주문 1건을 처리하는 방식인 단건배달이 도입되면서 라이더는 더욱 부족해졌다. 기존에는 한 번에 4건가량의 배달을 묶어서 처리했지만 단건배달이 늘어나면 같은 시간에 배달할 수 있는 주문건수가 줄어든다. 이에 따라 수익은 감소하는데 단건배달에 따른 인건비가 지속적으로 발생해 배달비 인상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배달업계에서는 각종 규제로 인해 라이더 수급 부족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 1월부터 퀵서비스 기사나 대리운전 기사 등 플랫폼 노동자에게도 고용보험 의무화를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플랫폼 노동자는 1개월 이상 노무 제공 계약을 체결하고 월 보수액이 80만원 이상인 경우 고용보험료를 원천 공제 납부해야 한다. 부업으로 라이더 업무를 하거나 투잡인 경우엔 고용보험 가입을 복지가 아닌 규제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라이더의 진입장벽을 낮추는 규제 해소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황수미 기자 choko216@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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