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러시아, 도네츠크·루간스크 독립 승인…中 입장 난처해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사진 제공= 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러시아가 2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의 독립을 승인하고 자국 군대까지 진주시키면서 중국의 입장이 난처해졌다고 CNN이 이날 보도했다.

앞서 중국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모든 국가의 주권, 독립성, 영토는 보호돼야 한다며 우크라이나 사태 관련국들이 민스크 합의를 따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CNN은 중국이 주권 보호라는 기존의 외교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러시아와의 우호적 관계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안보 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모든 국가의 주권, 독립성, 영토는 존중받고 보호돼야 한다"고 말했다. 왕 부장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모든 당사국들은 민스크 합의에 따라야 한다고도 말했다.

민스크 합의는 2014년 5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가 독립을 선언한 뒤 이를 인정하지 않는 대신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에 광범위한 자치를 허용한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 도네츠크주, 루간스크주, 러시아, 우크라이나 간 합의를 말한다. 당시 합의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으면서 2015년 2월 2차 민스크 합의가 이뤄졌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의 독립을 승인한 것은 민스크 합의를 깨뜨린 것이라며 러시아를 비난한다. 러시아의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주 독립 승인은 민스크 합의 준수를 강조한 중국의 입장과 배치되는 셈이다. CNN은 러시아가 2개 지역의 독립을 승인하면서 중국이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 지 궁금해진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CNN은 러시아를 비난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도록 신중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장쥔 주유엔 중국대사는 이날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모든 관련 당사자가 자제하고 긴장을 고조할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피해야 한다"며 "외교적 해결을 위한 모든 노력을 환영하고 응원한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중국도 최근 대만과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을 완성하기 위해 대만을 침공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중국이 대만을 상대로 한 무력통일도 염두에 두고 있다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취한 조치를 비난하기는 힘든 셈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모두 최근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가까워지는 모습을 보였다.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달 초 정상회담에서 끈끈한 유대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두 정상은 두 나라의 협력에는 제한도, 금기시될 부분도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정상회담 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확장을 반대한다며 러시아의 입장을 옹호하기도 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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