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검사키트에선 '음성', PCR에선 '양성?'… 의구심 커지는 시민들

전문가 "PCR 검사 역량 확대 필요"

지난 10일 서울 시내 한 약국에 자가검사키트 품절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은 기사 특정 부분과 관련 없음.

[아시아경제 나예은 기자] 최근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자가검사키트를 찾는 사람이 늘고있는 만큼 '가짜 음성(위음성)' 사례가 속출하면서 정확도에 대한 의구심도 함께 커지고 있다.

17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지난 3일 이후 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시행한 신속항원검사는 하루 평균 30만건이다. 신속항원검사 방식을 쓰는 자가검사키트 검사까지 포함하면 실제 검사 건수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선별진료소 PCR 검사는 △60세 이상 고령층 △보건소의 밀접접촉 검사 요청자 △의사소견자 △감염취약시설 종사자 △신속항원검사 및 응급선별검사 양성자의 경우에만 받을 수 있다.

그 외의 경우는 선별진료소에서 자가검사키트를 이용하거나 동네 호흡기전담클리닉에서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를 우선적으로 받아야 한다. 여기서 '양성'을 확인하면 PCR 검사를 받는다.

자가검사키트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키트는 사실상 같은 제품이다. 자신이 스스로 콧속의 검체를 채취하느냐, 전문가가 코 안쪽으로 깊숙이 면봉을 집어넣어 검체 채취를 하느냐의 차이만 있다. 정확도는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키트 쪽이 조금 더 높다는 평가다.

이는 의료진이 검사할 때는 면봉을 콧속 깊숙히 넣어 비인두도말(코와 목 뒤쪽)에서 검체를 채취하지만, 일반인이 자가검사를 할 때는 주로 비강(코 안)에서 채취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비강보다 비인두도말에서 더 많이 생존한다.

김갑정 방대본 진단총괄팀장은 "신속항원검사는 PCR 검사 대비 정확도는 약간 낮은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진단검사의학회 역시 "신속항원검사 민감도는 의료인이 시행해도 50% 미만, 자가검사로 시행하면 20% 미만"이라고 했다. 민감도는 실제 코로나19에 걸린 사람을 검사했을 때 결과가 정확할(양성으로 나타날) 확률이다.

그러나 정부는 확진자 폭증 국면에서 신속항원검사를 PCR 검사의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PCR 검사 역량은 하루 기준 약 80만건으로 한정돼 있다. 지난 3일 이후 PCR 검사는 하루 평균 약 50만건, 많을 때는 70만건 가까이 실시됐다. 사실상 한계에 달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PCR 검사 역량 확대에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이혁민 연세대 진단검사의학과 교수는 "2년 전부터 진단검사 전문가들은 역량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속해서 이야기했다"며 "PCR 검사는 감염병 진단에 가장 많이 쓰이기 때문에 코로나19 이후 다른 감염병에 대비해서라도 확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나예은 기자 nye870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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