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씀씀이 습관이 하루아침에 바뀌나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다음 달에는 머리도 안 하고, 옷은 딱 두벌만 사야지… ."

매달 20일쯤 되면 통장이 텅 비는 ‘텅장’을 경험한다. 월급에서 고정적으로 나가는 대출 이자, 각종 보험료, 통신비, 관리비 등을 제외하면 남는 돈은 대략 40만원이다. 직장인이 된 이후 씀씀이가 커진 탓에 옷도 브랜드만 보이고, 머리 손질도 유명숍에서 받게 됐다. 벌어들이는 돈이 이전보다 많아졌다고 해도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지출은 소득 이상이다.

분명 월 초 수입과 지출 계획을 세웠지만, 매월 말엔 어김없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탓에 가계부는 무용지물이다.

정부 지출이라고 특별히 다를까.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의 개인의 지출 패턴과 다를 바 없다. 문재인 정부 임기 초부터 재정을 쏟아부은 탓에 5년 동안 국가채무는 불어났다. 5년간 늘어나는 국가채무는 408조원에 이르러 이전 정부의 두 배를 웃돈다. 그런데도 정부는 경기회복으로 내년 수입이 늘어나니 나라살림 적자폭이 올해보다 줄어든다고 강조한다. 아직 수중엔 돈이 들어오지 않았는데, 나중 소득을 기대하고 쓸 생각부터 하는 것이다.

대신 새 정부가 예산안을 짜는 2023년부터는 총지출 증가율을 5%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 지금은 줄이지 못하니 바통을 이어받을 사람이 책임지라는 뜻이다. 기획재정부에서도 실천 불가능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딸린 식구가 5100만명인 정부 지출 관리는 개인보다 힘들 수밖에 없다. 규모도 큰 데다 이해관계자들도 많다. 결국 예산 사업을 늘리는 것은 처음부터 신중해야 한다. 그동안 제로베이스에서 재검토하고, 과감한 지출구조조정을 약속했다. 씀씀이가 커졌는데 지출을 과감히 줄인다면 충격은 커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어렵다는 얘기다. 개인적으로 봐도 40만원 중 4만원 아끼는 건 쉽지 않다. 씀씀이 습관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게 아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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