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응기자
[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다음달 광복절 직후에 국회 계류 중인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통과를 추진한다. 남북 통신연락선 복구로 다시 활로가 열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가속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수야당에서는 북한의 사과가 우선이며, 대선을 앞두고 '쇼'를 한다는 등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직무대리(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0일 아시아경제와 통화에서 "지난달 외통위 소위원회에 종전선언 결의안을 올렸으나 사정상 다루지는 못했다. 다음달 셋째주에 외통위 소위원회와 전체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며, 그 때 본격 논의할 것"이라며 "이미 안건조정위원회까지 갔다 왔으므로 이제 마무리해서 답을 내려야할 때"라고 말했다.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은 김경협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6월 대표발의했으며,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정의당 등 의원 174명이 공동발의자로 참여했다. 지난해 9월 외통위에 상정됐으나 국민의힘 의원들이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부적절하다고 반대했고, 이견 조정이 있을 때 여야 동수로 구성하는 안건조정위(최대 90일)로 회부한 바 있다.
이 의원은 "야당은 남북 관계가 경색된 상황에서 뭐가 급하냐는 논리를 펴지만 화해 무드가 조성되기 이전에 법제도가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종전선언 결의안 뿐 아니라 필요한 제반 법제들까지 함께 논의할 것"이라며 "야당이 반대하더라도 이번만큼은 표결을 해서라도 통과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 검토를 이제 마무리 짓고 제도화 단계로 나가야 한다"고 언급해 당 차원의 중점 과제로 삼을 태세다.
반면 국민의힘은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대해 "어떠한 관계에서도 물밑 대화는 이뤄져야 한다"며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연평도 해역 공무원 피격 사건, 해킹 공격, 3월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만행에 대해 책임 있는 답변을 받아야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유승민 전 의원은 페이스북에 "우리 국민들은 북한의 노림수를 잘 안다. 만약 정부가 북한이 노리는 식량과 지원만 주면서 문제의 본질은 덮어두고 현란한 정치 쇼로 내년 대선에 영향을 주려 한다면 국민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결의안은 한국과 북한, 미국, 중국이 종전선언을 조속히 실행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1953년 정전협정은 북한과 미국, 중국이 맺었다. 결의안은 또 평화협정 논의 시작, 북미 비핵화 협상 진전, 한국의 비핵화 추동 등을 촉구하며, 남북 간 코로나19 협력 추진도 담겨 있다.
미국에서도 지난 5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브래드 셔먼 민주당 하원의원이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등을 촉구하는 한반도평화 법안을 발의했으며, 영국 의회에서 역시 이를 지지하는 결의안이 발의됐다. 송 대표는 지난 27일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 소식이 전해지자 페이스북을 통해 "미국 하원의 '한반도 평화 법안' 지지 서명자가 11명으로 늘었다. 이 법안이 남북한의 공식적이고 구속력 있는 평화협정 체결에 기여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정전협정은 '국제연합군 총사령관을 일방으로 하고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 및 중국인민지원군 사령원을 다른 일방으로' 체결됐다. 부칙에는 '쌍방이 공동으로 접수하는 수정 및 증보 또는 쌍방의 정치적 수준에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적당한 협정 중의 규정에 의하여 명확히 교체될 때까지는 계속 효력을 가진다'고 돼 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