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태민기자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연내 기준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하반기에 잠잠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총재는 지난 11일 “우리 경제가 견실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면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향후 적절한 시점부터 질서있게 정상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회복 속도나 금융 불균형 누적 위험 등 변수를 고려한다고 전제했지만, 현재 0.50%의 기준금리를 장기적으로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1.25%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다만 이 총재가 “경제주체들과 사전에 충분히 소통함으로써 이들이 충격 없이 대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어 기준금리가 단기간에 급등할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일반적으로 부동산 투자자와 매수자의 대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지면서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요가 감소한다. 앞서 국토연구원은 지난 3월 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주택가격이 연간 약 0.7%포인트 하락할 것이라는 연구자료를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특성상 금리 외에도 주택공급·시장 흐름 등 다양한 요인이 가격 결정에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단순히 금리 인상만으로 집값 상승세가 꺾이긴 어려울 것이라는 반론이 나온다. 기존에 정부가 부동산 대출과 관련해 강력한 규제정책을 펼쳐왔기 때문에 금리인상으로 인한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약간의 금리인상만으로는 정부의 기대만큼 부동산 시장이 안정되기는 쉽지 않아 이번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약간의 금리 인상으로는 흐름을 바꾸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상승세는 유지될 것”이라며 “금리보다는 공급 정책이나 전반적인 경기 흐름 등이 부동산 가격 안정세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라고 말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현재 가계대출 규모가 워낙 커서 충격을 줄이려면 급격한 금리 인상은 피해야한다”며 “여기에 공급 축소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하락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다른 전문가들은 금리인상으로 인해 이번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꺾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현재 주택가격 급등은 유동성으로 인한 투자수요의 영향이 강하다”라며 “더군다나 가계대출자 대부분이 변동금리 대출을 받은 탓에 금리가 오르면 수요가 둔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