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대선·멕시코 중간선거…중남미 정치 향배 가른다

페루 대선, 우파 후지모리·좌파 카스티요 맞붙어
출구조사서 오차범위 ±3%포인트 이내 초접전
멕시코, 연방 하원의원 등 2만여명 뽑는 선거 진행
6년 임기 반환점 앞둔 현 정권 중간평가 성격

게이코 후지모리(왼쪽)와 페드로 카스티요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환 기자] 페루의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와 멕시코의 중간선거 투표가 동시에 진행됐다. 현재 중남미 국가들은 코로나19 위기로 경제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기득권 정당의 지지율은 하락하고 있는 반면 포퓰리즘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 이날 동시에 치러지는 두 국가에서의 선거 결과가 중남미 국가들의 정치적 향방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5년 페루의 운명을 좌우할 페루 대선 결선투표가 6일(현지시간) 진행된 가운데 이날 투표 종료와 함께 아메리카TV가 발표한 출구조사 결과에서 우파 민중권력당 게이코 후지모리가 50.3%, 좌파 자유페루당 페드로 카스티요가 49.7%를 각각 차지했다.

6일(현지시간) 저녁 페루 수도 리마에 모인 게이코 후지모리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후지모리가 근소히 앞선다는 결선 투표 출구조사가 발표된 이후 이에 환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두 후보가 오차범위 ±3%포인트 이내에서 초접전을 벌이고 있어 개표 진행 상황에 따라 당선자 최종 확정까지 며칠이 소요될 수도 있다.

페루 대선 결선투표 하는 우파 성향 민중권력당 게이코 후지모리 후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날 출구조사에서 근소한 차이로 앞선 후지모리는 전직 대통령의 딸인 만큼 정치적 기득권층으로 분류된다.

자유시장경제 정책의 신봉자인 그는 기업 감세 등 친기업 정책을 이번 선거 과정에서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후지모리는 아버지 후지모리 전 대통령의 인권 범죄와 부패 전력으로 ‘독재자의 딸’이라는 별명이 따라 붙는다.

반면 후지모리와 달리 정치적 아웃사이더로 평가받는 카스티요는 정치 경력이 거의 없는 시골 초등학교 교사 출신이다.

페루 대선 결선투표 하는 좌파 성향 자유페루당 페드로 카스티요 후보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카스티요는 2002년 지방 소도시 시장 선거에 출마했다 낙선한 것이 그의 유일한 정치 경험이다.

국유화 확대와 대규모 증세 등 급진 좌파 정책을 내세운 카스티요의 경우 그의 과격한 정책을 우려하는 보수 세력의 불안감을 사기도 했다.

두 후보 모두 포퓰리스트로 분류되며 둘 다 반감이 상당하고 논란도 많다. 이에 페루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를 ‘차악’을 뽑는 선거로 여기고 있다. 누가 당선되든 후폭풍이 예상된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의 한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이날 또 다른 중남미 국가인 멕시코에서는 연방 하원의원 전원과 주지사 15명, 시장과 지방의회 의원 등 2만여명을 뽑는 투표가 진행됐다. 이번 선거는 6년 임기의 반환점을 앞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을 띤다.

중간선거 투표하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좌파 포퓰리스트 성향의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2018년 정권 교체를 이룩한 후 멕시코의 부정부패를 뿌리 뽑겠다며 여러 개혁정책을 펼쳤다. 오브라도르 대통령이 이끄는 국가재건운동(MORENA·모레나)은 3년 전 선거를 앞두고 혜성같이 등장해 의회 장악은 물론 대선 승리까지 이뤄낸 바 있다.

이번 선거에서 여당이 승리하면 남은 임기 3년여 동안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개혁 동력을 얻게 될 전망이다.

이번 선거는 경제적 양극화가 악화되고 있는 와중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중남미 국가들이 정치적 혼돈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현재 칠레에서는 시민들의 요구에 따라 41년 만에 헌법 개정에 착수했다. 지난달 진행된 제헌 의회 선거에서 현 우파 기득권 정당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표심이 반영된 듯 좌파 성향의 무소속 의원들이 대거 당선돼 이들이 개헌 작업을 이끌게 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콜롬비아 수도 보고타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또 내년 5월 대선을 앞두고 있는 콜롬비아에서는 우파 정권의 소득세 및 부가세 증세안에 반발한 시민들의 격렬한 시위로 한 달 만에 최소 26명이 숨지고 89명이 실종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브라질 역시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현 우파 포퓰리스트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 부실 논란에 대해 상원에서 국정조사가 진행 중이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김수환 기자 ksh205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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