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희기자
[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예비군·민방위 대원 등을 대상으로 한 얀센(존슨앤드존슨 자회사) 코로나19 백신 접종 예약이 1일 0시 시작됐다. 처음으로 ‘선착순’ 예약이 도입되면서 한때 접속 대기시간이 길어지고, 일부 민방위 대원들의 명단에서 오류가 발생하는 등 새벽부터 소동이 빚어졌다.
이날 30세 이상 예비군·민방위 대원, 군 관련 종사자 등은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 사전예약 시스템을 통해 속속 얀센 백신 접종 사전예약을 신청했다. 이번 사전예약은 할당된 백신이 100만여명분에 불과한 데 비해 접종 대상자는 예비군 53만8000명, 민방위 304만명, 군 관련 종사자 13만7000명 등 총 371만5000명에 이르면서 별도의 우선 접종자 선정 없이 선착순 예약 방식으로 이뤄졌다.
예정 시간보다 다소 이른 전날 오후 11시56분께 시작된 접종 예약은 15분여가 지난 1일 0시11분께 접속 대기자가 6만명에 달하면서 접속 대기 시간이 40분 이상으로 표시되기도 했다. 하지만 접속 지연만 발생할 뿐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접속이 불가능해지는 ‘서버 다운’ 등은 없었다. 접속 대기 현상은 0시30분께를 넘어서며 대부분 해소됐고, 예약 시작 1시간 후부터는 시스템 접속이 원활히 이뤄지기 시작했다.
접속이 정상화된 후에는 또 다른 문제가 불거졌다. 일부 지역 민방위 대원들에게 ‘대상자가 아닙니다’라는 메시지가 떴기 때문이다. 이어 각종 커뮤니티에서 ‘서울 영등포구 민방위는 예약이 안 되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며 이런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일부 대원들은 ‘영등포 민방위 비상대책위원회’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만들어 질병관리청 콜센터와 영등포구청에 항의 전화를 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영등포구 민방위 대원 이모(33)씨도 "20분가량은 아예 접속도 못했는데 이제는 몇 번을 시도해도 대상자가 아니라는 안내만 뜬다"고 하소연했다.
이 문제는 오전 8시30분께에야 정상화됐다. 보건 당국이 인터넷 사용에 적극적인 이들이 많은 접종 대상자의 특성을 고려해 분산 예약 등을 통한 예방접종관리시스템의 안정화를 위해 오전 0시로 접종 시작 시간을 정하면서 오히려 문제 파악과 대응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 셈이다.
사태의 원인은 영등포구청의 명단 작성 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로 확인됐다. 서울시 민방위 담당자는 "영등포구 민방위 대원 총 3만5082명 중 403명에 해당 문제가 발생했다"며 "영등포구에서 시스템 입력을 위해 데이터를 전환하는 과정에서 401명은 13자리여야 하는 주민등록번호가 12자리로 전환됐고, 2명은 전환 자체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영등포구청 민방위 담당자는 "다른 민방위 대원 중에는 정상적으로 예약이 이뤄진 사례가 있고, 일부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파악됐다"며 "데이터를 정정해 서울시로 보고했고 현재 예약이 정상화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