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채용시장 변화, '지인추천'으로 뚫었죠'

채용플랫폼 '원티드' 돌풍…3개월 근무 50만원 보상금 파격
추천서, AI가 데이터화…합격률 높은 기업, 구직자에 소개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

[아시아경제 김종화 기자]채용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기업들은 정기 공채를 줄이고, 필요할 때마다 소수의 인원을 채용하는 수시채용을 선호한다. 프로젝트별로 프리랜서를 채용하고, 프로젝트가 끝나면 조직을 해산하는 ‘긱(gig) 채용’도 일상이 됐다.

최근 지인추천과 보상금으로 채용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곳이 ‘원티드랩’이다. 원티드랩은 지인추천 채용플랫폼 ‘원티드’를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채용시장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기업으로 손꼽힌다.

원티드에 이력서를 쓰면 가장 합격률이 높은 회사를 추천하고, 합격해 3개월을 다니면 합격자에게 50만원, 추천자에게 50만원의 보상금을 주는 파격으로 채용시장의 기린아가 됐다. 합격 이후에도 더 성장해 커리어를 쌓아갈 수 있도록 개인의 취향에 맞는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한다. 또 생애에 걸쳐 커리어라이프를 관리해주면서 이직할 경우 적합한 실무능력과 기업을 소개해주기도 한다.

원티드의 핵심은 ‘지인추천’이다. 구직자의 주특기와 업무 스타일, 성격 등을 잘 알고 있는 지인들이 추천서를 쓰고, ‘추천할 만한 사람’ 리스트에 올리기도 한다. 기업 채용담당자에게는 이 추천서가 객관적이고 중요한 평가자료로 활용되고, 이 모든 과정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으로 데이터화, 재취업이나 이직 때 업데이트된 자료로 재활용된다.

이복기 원티드랩 대표는 "원티드는 데이터를 활용해 가장 합격률이 높은 기업을 구직자에게 소개하고, 필요한 정보들도 함께 제공한다"면서 "자체 분석결과, 인터넷에서만 정보를 얻는 사람보다 지인 등을 통해 정보를 얻은 사람들의 합격률이 더 높더라. 학교선배나 지인 등을 찾아가 기업에 대한 정보를 듣는 것도 합격률을 높이는 방법 중 하나"라고 조언했다.

원티드랩은 2015년 설립 이후 가입 유저만 200만명이 넘고, 매월 1000명, 연간 1만명 이상을 합격 시키고 있다. 기업회원도 1만곳을 돌파했다. 광고수익으로 운영하면서 구직자가 합격을 했는지도 모르는 여타 구인구직 사이트와 달리 구직통계가 정확하다. 이 때문에 여러 기관들에서 통계를 요청 받지만, 일손이 부족해 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원티드랩은 합격자 1명당 기업들로부터 받는 연봉의 7%를 수수료로 받는다. 일반 헤드헌트들이 연봉의 최소 15~25%를 받는데 비해 훨씬 저렴하다. 기업들이 원티드를 반기는 이유는 저렴한 수수료 때문이기도 하지만, ‘채용스피드’도 무시 못 할 요인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1명을 채용하는데 평균 3개월이 걸리지만, 원티드는 28일이면 된다.

덕분에 매출도 상승세다. 2019년 33억원에서 2020년 149억원으로 4배 이상 늘었다. 올들어 매출이 전년대비 매월 10% 이상 늘어나면서 1분기에는 처음으로 영업이익도 냈다. 올해는 지난해의 두 배 가량인 260억~3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원티드랩은 지난 16일 한국거래소에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청구서를 제출, 하반기에는 기업공개(IPO)를 완료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면서 "현재 일본, 싱가폴, 홍콩, 대만 등에서 원티드가 서비스되고 있는데 조만간 ‘글로벌원티드’로 날개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원티드는 한국에서 일본이나 홍콩, 대만으로, 일본이나 홍콩에서 한국 기업으로 자유롭게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개발 막바지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원티드 긱스’가 인기다. 원티드 긱스는 프로젝트와 프리랜서를 연결해주는 ‘긱 채용’ 서비스다. 기업이나 기관이 중단기 프로젝트에 필요한 인재를 찾으면, 적합한 인재를 매칭해준다. 시장규모는 연간 1만명, 매월 1억~2억원 가량의 매출이 발생할 정도로 확산 속도가 빠르다.

이 대표는 "채용시장에도 긱 경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채용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데이터 애널리스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최고의 인재들이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채용시장에서 주목할 점에 대해 그는 "평생직장의 개념이 사라진 지는 오래고, 구직자들은 자신의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업, 즉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기업을 선택하거나 그런 기업으로 이직하는 것을 망설이지 않는다"면서 "기업이 직원을 뽑는 시대가 아닌, 구직자가 기업을 선택하는 시대가 됐다"고 진단했다.

*긱 채용 - 비정규직 프리랜서 근로 형태가 늘어나는 경제 현상인 ‘긱 이코노미’가 채용 분야에서 발생하는 현상이어서 ‘긱 이코노미’나 ‘긱 경제’라는 용어 대신 채용시장에서는 ‘긱 채용’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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