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대 아가씨들 미용실 다녀왔다' 도 넘은 리얼돌 체험방 홍보

논란이 된 리얼돌 체험방 홍보글.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아시아경제 김초영 기자] 서울 시내의 한 '리얼돌(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체험방'이 인근 여자대학교의 이름을 내걸고 홍보한 사실이 알려져 학생들이 입장문을 내고 민원을 넣는 등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한 리얼돌 체험방은 "××여대 아가씨들 미용실 다녀왔습니다"라는 제목의 홍보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했다. 홍보글에는 긴 머리 가발을 쓴 리얼돌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첨부돼 있었다. 머리를 새로 가꾼 리얼돌을 '00여대 아가씨들'로 비유하며 "미용실에 다녀왔다"고 표현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을 접한 ××여대 학생들은 지난 20일 '우리는 인형도, 성기구도 아니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반발했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해당 지점에서는 리얼돌을 '××여대 아가씨'로 칭하며 남성들의 '여대생 판타지'를 영업전략 수단으로 삼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여대 아가씨'는 또 다른 OO대 아가씨, 혹은 특정 직종, 지역, 인종 등을 특징으로 하는 OO녀, 심지어는 유명인이나 지인 등 실존 인물을 본뜬 강간 인형의 출현을 예고한 것과 다름없다"며 "존재만으로도 이미 폭력적인 강간 인형이 결국 여성 개개인의 권익마저 위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각 지방자치단체장은 지역별 강간 인형 관련 업소의 영업을 제한하라"며 지자체의 책임도 요구했다. 성명은 ××여대 페미니즘 동아리 랟스보스(RADSBOS)가 작성했으며, 해당 동아리 외에 고려대·서울여대·숙명여대 페미니즘 소모임 등 총 76개 단체가 함께 참여했다.

문제가 제기되자 해당 업체는 앞서 유튜브에 올렸던 홍보 영상 등을 모두 삭제하고 지점명도 '××여대점'에서 '성북지점'으로 변경했다.

한편 리얼돌 체험방은 성인용품점으로 등록돼있어 '교육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학교경계선 200m 내에서는 영업할 수 없다.

김초영 기자 choyoung@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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