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래 회장, 이번주 한정후견심판 출석…차남 조현범 사장은 불출석

[아시아경제 이기민 기자] 조양래 한국앤컴퍼니 회장의 한정후견 심판 심문기일이 이번 주 열리면서 한국타이어가(家) 자녀들이 경영권을 두고 벌이는 '형제의 난'이 2차전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18일 법원과 업계에 따르면 서울가정법원은 오는 21일 조 회장에 대한 한정후견 개시 심판 심문기일을 진행한다. 한정후견은 성년후견제도의 일환으로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능력이 '부족한 자'에 대해 본인이나 배우자 4촌이내 친족 등이 법원에 후견을 요청하는 제도다. 다만 정신적 제약으로 사무처리능력이 '지속적으로 결여'됐다고 판단될 때 개시하는 성년후견의 경우 후견인이 피후견인의 권한 대부분을 행사를 할 수 있지만, 한정후견 후견인의 권한은 법원이 정한 범위로 제한된다.

법원은 이날 조 회장에 대한 피후견인 심문도 진행할 예정이다. 다만 조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법정에 출석하지 않아도 되지만 이날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7월 법원에 한정후견 심판을 청구한 이후 조 회장은 경기도 성남에 있는 한국앤컴퍼니 본사로 매일 출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 회장이 출석을 안 하면 재판부가 건강 상태에 의문을 가질 수 있다"며 "이 경우 자기방어가 되지 않는 만큼 직접 법정에 출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법원의 심문 이후 조 회장은 서울가정법원과 업무 제휴가 체결된 서울대병원, 국립정신건강센터, 서울아산병원 중 한 곳에서 신체감정을 받게 된다.

다만 조 회장의 건강 상태와 관련해 자녀들 간의 의견 다툼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정후견 심판에 반대하는 차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사장이 이번 심문기일에 불출석해서다. 조 사장은 지난 16일 법원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청구인 조 이사장, 소송 참가인 자격인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부회장, 차녀 조희원씨 등의 출석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앞서 조 회장이 지난해 7월 조 사장에게 한국앤컴퍼니 지분을 전량 매각한 이후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앞서 조 회장은 지난해 7월 차남인 조 사장에게 시간외 대량매매로 지분 23.59%를 넘겼고, 조 사장의 한국앤컴퍼니 지분은 42.90%로 증가했다.

이에 조 이사장은 이후 "(아버지가)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내린 결정인지 객관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며 조 회장의 한정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경영권 분쟁 1차전인 한국앤컴퍼니·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주총회 표대결에서 조 부회장과 조 사장이 사실상 무승부를 이뤘다. 지난달 열린 한국앤컴퍼니 주주총회에서 조 부회장 측이 추천한 이한상 고려대 교수 선임안이 의결됐다. 반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주주총회에서는 조 사장 측이 추천한 이미라 제네럴일렉트릭(GE) 한국 인사총괄이 선임됐다.

이 교수 감사위원 사외이사 선임을 조건으로 한국앤컴퍼니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했던 조 부회장은 지난 12일 대표이사직을 내려놨지만 한정후견 심판이 진행되고 있고 조 부회장이 부회장직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분쟁의 불씨는 여전한 셈이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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