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원구 세모녀 살해’ 김태현 檢 송치…'눈뜨고 숨쉬는 것 죄책감'

'노원구 세모녀 살해' 김태현, 9일 검찰 송치

"뻔뻔하게 눈뜨고 숨쉬는 것도 죄책감"
"피해입은 모든 분들께 사죄"
답변 도중 무릎 꿇기도
취재진 요청에 마스크 벗고 얼굴 드러내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이 9일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에 송치되기 전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듯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사진=송승윤 기자,강진형 기자

[아시아경제 송승윤 기자] 서울 노원구의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김태현(24)이 9일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이날 오전 9시께 살인·절도·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혐의를 받는 김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서울 도봉경찰서 유치장에 입감돼있던 김씨는 서울북부지검으로 호송되면서 이날 처음 언론에 얼굴을 보였다.

김씨는 '유가족에게 할 말 없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이렇게 뻔뻔하게 눈뜨고 숨을 쉬고 있는 것도 죄책감이 많이 든다"면서 "저로 인해 피해입은 모든 분들께 사죄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범행을 언제부터 계획했느냐', '스토킹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 이어진 질문에는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했다. 김씨는 표정 변화를 거의 보이지 않고 비교적 덤덤하게 질문에 답변했다.

김씨는 마스크를 벗어줄 수 있느냐는 취재진 요청에 잠시 동안 마스크를 내리기도 했다. 검은색 점퍼와 바지를 착용한 그는 턱수염을 덥수룩하게 기른 모습이었다. 김씨는 답변 도중 잠시 무릎을 꿇고 사죄하는 듯한 행동도 취했다.

서울 노원구 한 아파트에 침입해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태현이 9일 서울 도봉경찰서에서 검찰 송치에 앞서 얼굴을 공개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김씨는 지난달 23일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를 찾아 세 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지난 4일 구속됐다. 그는 인근 슈퍼에서 흉기를 훔친 뒤 배송 기사를 사칭해 집 안으로 들어갔다.

경찰은 같은 달 25일 피해자의 지인으로부터 "친구와 연락이 안 된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으나 도착했을 때 이미 세 모녀는 숨져 있었다. 김씨는 경찰이 오기 전 자해를 시도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 수술을 받고 입원했었다. 이후 대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회복됨에 따라 지난 2일 체포돼 총 4차례에 걸쳐 조사를 받았다. 조사에는 프로파일러 4명도 투입됐다.

김씨는 경찰에서 큰딸 A씨가 단체 대화방에서 자신을 무시하는 발언을 해 화가 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는 피해자가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보낸 사진 속의 택배 상자를 보고 주소를 확인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김씨가 살인 수법 등을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한 정황도 포착했다. 김씨는 자신의 범행을 감추기 위해 A씨의 휴대전화에서 일부 정보를 훼손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5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김씨의 이름과 나이, 사진을 공개했다. 심의위는 ▲범행에 필요한 물품을 미리 준비하는 등 치밀하게 범죄를 계획한 점 ▲순차적으로 3명의 피해자들을 모두 살해하는 중대한 결과를 초래한 점 ▲현장에서 수거한 범행도구와 디지털포렌식 결과, 피의자 자백을 통해 충분한 증거가 확보된 점 ▲사회 불안을 야기한 점 ▲국민청원 등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사안인 점 등을 고려했다고 결정 이유를 밝혔다.

이 사건을 수사해온 노원경찰서는 이날 오전 김씨에 대한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송승윤 기자 kaav@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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