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잡스'에서 1년 만에 '빈털터리 사기꾼'…'테라노스 CEO' 또 재판 연기되나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 사진 =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최연소 백만장자로 '여성 스티브 잡스'라고 불렸던 바이오벤처 '테라노스'의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에 대한 재판이 또다시 연기될 전망이다. 앞서 그녀의 재판은 코로나19로 인해 3차례 연기된 바 있다.

1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홈스의 변호인이 검찰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 지방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애초 7월 13일에 시작될 예정이었던 재판을 6주 뒤인 8월 31일로 미뤄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변호인과 검찰은 연기 이유로 "홈스는 현재 임신한 상태로, 7월에 출산 예정"이라는 점을 들었다. 외신은 "홈스에 대한 형사 재판 연기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라고 예상했다.

테라노스 창업자 엘리자베스 홈스/ 사진 =연합뉴스

한편 홈스는 지난 2014년 바이오 벤처 기업의 신화로 떠오르며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로 선정된 여성 CEO이다. 바이오벤처 '테라노스'의 창업자이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홈스는 스탠퍼드 대학교 화학과를 대통령 장학생으로 조기 입학했으나 2학년 때 중퇴, 바이오기업을 창업한 보기 드문 이력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후 손가락 끝에서 채취한 피 몇 방울만 있으면 260여 개의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는 '에디슨' 키트를 발명해 순식간에 세간의 관심을 받게 됐다. "일에 몰두하기 위해 아침에 뭘 입을지 고민하고 싶지 않다"라며 터틀넥을 즐겨 입은 모습에 여러 언론은 '여성 스티브 잡스가 나타났다', '자수성가한 금발 미녀 사업가' '바이오벤처 신데렐라' 등의 수식어를 붙이며 그녀를 주목했다.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 벤처 업계 큰손 팀 드레이퍼 등이 그녀의 사업에 거액을 투자했고, 전 국무장관인 조지 슐츠 등이 이사로 영입되는 등 사업은 번창했다. 지난 2015년 5월에는 포브스가 선정하는 '미국의 자수성가형 여성' 1위에 오르기도 했다.

미국 실리콘밸린 사상 최대 사기극이라고 불리는 '테라노스' 사건을 담은 책. /사진 = 연합뉴스

그러나 그녀의 '긴 꼬리'는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에 의해 들통났다. 기자는 '에디슨'이 실제로 진단할 수 있는 항목이 단 15개에 지나지 않았다며 FDA의 검사도 받지 않았고 테스트에서 발생한 문제점을 덮기 위해 홈스가 멋대로 샘플을 조작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녀가 떠벌린 모든 것들이 사기로 들통나면서 투자자들은 투자를 철회하고 홈스와 테라노스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테라노스는 주식시장에서 퇴출당했고, 기업 달러는 0달러로 떨어졌다. 또 사기 등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되면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10년 동안 업계에서 퇴출당하는 처분을 받았다.

검찰은 2018년 6월 홈스와 그의 전 남자친구이자 테라노스 최고 운영자(COO)였던 라메시 서니 발와니가 투자자들과 환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저질렀다며 기소했다.

현재 이들은 모두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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