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윤기자
억텐은 억지 텐션의 줄임말로 상대의 말 또는 행동에 억지로 재미있는 척, 또는 격한 반응을 보여주는 감정 상태를 뜻한다. 일러스트 = 오성수 작가
[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제약회사 영업팀 소속 정우혁(35·가명) 씨는 살짝 올라간 입꼬리에 밝은 미소로 주변에서 웃는 상으로 통한다. 거래처 사람들을 만날 때나 회사에서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늘 웃는 얼굴로 마주해 평판이 좋다. 하지만 정 씨는 늘 웃는 표정을 지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잦은 소화불량과 만성 두통을 앓고 있다. 화가 나거나 슬플 때도 정 씨는 늘 웃어온 탓에 자신의 솔직한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대학 신입생 환영회 때부터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지어온 미소는 이제 그를 얽매는 감정의 가면이 됐다. 그는 최근 가까운 의사로부터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이 의심된다는 조언을 들었다. 복잡한 인간관계에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숨기려 미소를 짓다 생긴 증후군으로 그대로 방치하면 우울증으로 번질 수 있다는 진단이었다.
억텐은 억지 텐션의 줄임말로 상대의 말 또는 행동에 억지로 재미있는 척, 또는 격한 반응을 보여주는 감정 상태를 뜻한다. 억텐을 유지하다 보면 억지웃음으로 감정을 억눌러 심리적으로 불안한 상태인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에 걸리기 쉽다. 스마일 마스크 증후군이란 용어를 처음 사용한 일본 쇼인여대 나쓰메 마코토 교수는 서비스직 종사 여성을 들어 언제나 미소를 짓는 모습이 자신의 고용 지속에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신의 마음 또는 감정과 관계없이 언제나 미소를 지어야 한다는 강박을 갖게 된다고 설명한다. 전문가들은 강요받는 웃음, 억지 감정은 정신적인 스트레스와 질병으로 이어지므로 직업적으로 이를 강제 받는 경우 이를 해소하고 근절하려는 조직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div class="area_officia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