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스로이스 “차기 구축함 엔진 ‘MT30’이 적합”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영국의 롤스로이스(Rolls-Royce)가 7조원 규모의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사업에 참여의사를 밝혔다. 롤스로이스가 내세운 엔진은 우리 해군의 대구급 신형 호위함(FFX Batch-Ⅱ)에 장착된 MT-30이다.

이종열 롤스로이스 한국지사장은 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에서 "1일 'MT30 가스터빈 엔진'이 해군의 울산급 신형 호위함 배치(Batch)-Ⅲ 1척에 엔진으로 선정됨에 따라 함정 건조사인 현대중공업과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KDDX사업에도 MT30 가스터빈 엔진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롤스로이스가 MT30 가스터빈 엔진을 한국 호위함에 공급하는 건 2018년 대구급 배치-Ⅱ 호위함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롤스로이스측은 MT30 가스터빈 엔진은 경쟁사 엔진과 비교해 출력밀도가 두 배 이상이어서 효율이 좋다고 설명했다.

'배치(Batch)'는 같은 형태의 함정을 분류하는 묶음 단위로, 같은 급의 함정이라 하더라도 배치-II는 배치-I에 비해 기술적으로 진일보한 함이다. 함정 1척 건조에 오랜 시간이 걸리는 만큼 배치-I, II, III 등을 구분해 건조 중에 나타난 최신 기술을 후속함에 지속 적용하기 위한 개념이다.

이 지사장은 "미 해군의 프리덤(Freedom)급 연안전투함, 영국 해군의 퀸 엘리자베스급 항공모함, 이탈리아 해군의 강습상륙함에 MT-30을 사용한다"면서 "MT30의 가스터빈 엔진발전기의 출력밀도는 KDDX를 위한 통합전기추진시스템(IFEP)을 구현할 수 있는 핵심요소 중에 하나"라고 말했다. 통합전기추진체계는 전기로만 동력을 발생시키는 방식을 의미하는 것으로, 자동차로 치면 '전기차'에 해당한다.

그는 또 긴 예열시간으로 인해 적 잠수함 발견 시 신속한 작전 전개에 한계가 있고 고장이 잦다는 논란에 대해 "엔진을 점검하는 시간은 얼마든지 단축할 수 있지만 이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아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엔진의 정비 문제에 대해서도 "해군의 호위함 FFX Batch-Ⅱ의 엔진을 납품하면서 절충교역의 일환으로 정비와 역량을 충분히 한국에 인도했다"면서 "그런 점을 감안해 이번 FFX Batch-Ⅲ도 납품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KDDX는 총 6척이 건조될 예정이다. KDDX 개발사업은 해군 핵심전력으로 운용할 전투함을 확보하는 사업으로 KDX-2 사업을 통해 배치된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을 대체할 계획이다. KDDX는 해군 이지스구축함(7600t급)보다 작은 6000t급 함정으로, 미사일 요격 등 이지스구축함의 기본임무 수행이 가능한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린다.

MT30엔진은 롤스로이스의 트렌트(Trent) 항공 엔진 기술을 바탕으로 개발됐으며 4500만 시간이 넘는 운영 경험 등을 기반으로 제작됐다. MT30 가스 터빈은 현재 전력 밀도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강력한 선박용 가스 터빈으로, 좁은 공간에서도 높은 출력을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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