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핵시설 공격 검토...참모들이 말려'

임기말 군사작전 우려...국무장관·합참의장 결사반대
최근 국방고위직 대거 경질 때부터 우려...새 정부에 부담주나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저지해야한다며 이란의 주요 핵시설을 공격하는 군사작전을 검토했으며 참모진들이 결사반대하며 말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사작전을 통해 임기말 레임덕 상황을 타개해보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임기가 끝날 때까지 또다시 다른 적국들을 공격하자는 주장을 펼 가능성도 제기돼 권력 이양을 앞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 인수위원회 입장에선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전ㆍ현직 관리 4명의 발언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12일 백악관 집무실서 진행된 국가안보 고위 참모진들과의 내부회의에서 이란의 주요 핵시설을 공격하는 방안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당시 회의는 이란이 핵합의(JCPOAㆍ포괄적 공동행동계획)에서 정해진 한도의 12배가 넘는 2442㎏의 저농축 우라늄을 보유했다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가 나온 뒤 채 하루도 안돼 열렸다.

일부 참모들은 IAEA 보고가 나온 날 이란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였다고 밝혔다. 해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진과 회의에서 어떤 선택지가 있는지 등을 물었으며 이후 이란 핵시설 공격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공격 제안에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고위 참모진은 모두 임기말 상황에서의 확전을 우려하며 결사반대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말린 것으로 알려졌다.

NYT에 따르면 회의 참석자들은 폼페이오 장관과 밀리 합참의장이 군사적 개입이 확대됐을 시 잠재적 위험을 설명한 이후 미사일로 이란을 공격하는 선택지는 논의대상서 제외됐다고 여기고 회의장을 떠났다. 다만 회의 관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자산이나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이란의 대리세력을 타격하는 방안을 아직 검토하고 있을 수 있다고 전했다.

사실상 임기말 레임덕 상황을 맞게 된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란 공격을 제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국방부 고위직이 대거 경질된 후 대이란 강경파들이 빈자리를 채우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임기 말 이란이나 다른 적국을 대상으로 군사작전을 개시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국가안보기관 안팎에서 나왔다고 NYT는 보도했다.

NYT는 "이란 공격은 대부분 중동문제에 더 깊이 개입하는 것을 반대하던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선 인기가 없을 수 있지만, 이란과 관계를 망가뜨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핵합의를 복원하겠다는 공약을 실행하는 것을 훨씬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은 이란 공격계획 검토 보도와 관련해 아직 입장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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