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민기자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국민의힘이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현역의원의 출마를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 갈등을 겪고 있다.
재보궐 경선규칙을 다듬고 있는 김상훈 경선준비위원장이 현역의원은 출마를 자제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자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에 포함된 서병수 의원이 공개적으로 불만을 제기하면서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 개인의 의견이고,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며 상황 정리에 나섰다.
김상훈 위원장은 전날 범시민사회단체연합(범사련)이 주최하고 김무성 전 의원 주도의 '마포포럼'이 후원한 '좋은 후보 선정 특별초청토론회'에서 "(출마할) 분들이 판단할 문제지만, 또 다른 보궐선거 요인을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역의원 중에 서울시장 후보로 나올 분들은 현재 눈에 띄지 않지만, 부산시장은 현역 의원이 출마를 검토한다면 당 의석수 등 사정을 고려해 출마를 지양해달라는 생각을 지도부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산시장 보궐선거 후보군에 포함된 서병수 의원은 곧바로 공개 불만을 표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준위 일각에서 누구는 안 되고, 누구는 가점을 주겠다는 이런저런 말 들이 나오고 있는데 왜 뺄셈의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과연 전체 당원과 지도부의 정확한 뜻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특정 정치세력과 어울려 당의 경쟁력을 떨어뜨려서는 안 된다"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당 내 잡음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김 위원장이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하신 것 같다.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닌데 이러쿵 저러쿵 얘기할 것이 없다"며 진화에 나섰다.
김은혜 대변인 역시 "모든 경선룰은 이달 중순에 발표할 것"이라며 "김상훈 위원장 발언 또한 (확정적인 것이 아니라) 경선룰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든 건 출마하고자 하는 분들의 뜻에 달려있기 때문에 강제할 순 없다"면서도 "(김상훈 위원장의 발언은) 의석수를 감안해서 가급적 현역의원들은 출마를 자제하면 어떨까하는 것이 지도부의 의중, 염려하고 계신 분들의 의중을 반영한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달 초 김 위원장은 마포포럼 강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현역의원이 나가면 국회의원 선거를 새로 해야 한다. 새 인물이 나오는 것이 가장 적합하다"고 말한 바 있다.
원외 인사를 중심으로 '현역의원 불가론'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것도 당 지도부로서는 부담이다. 이갑산 범사련 상임대표는 전날 토론회에 참석해 "가서 시위를 해서라도 현역의원 출마를 막을 것"이라며 반대 의견을 강하게 제기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