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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과자만 잔뜩 진열돼" 홈플러스 납품 반토막…설 대목 앞, 매대 '텅텅' 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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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성 악화에 납품업체 공급 제한
대금 정산 시기 당기고 결제 상황 맞춰 제공
설 선물세트 특수 기대 경쟁사와 대조
급여 미지급·공과금 미납 등 상황 악화
회생계획안 두고 구성원 갈등 첨예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에 축산물을 납품하는 한 유통사는 최근 홈플러스에 공급하는 물량을 이전보다 40~50%가량 줄였다. 유동성 악화로 대금을 제때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납품업체 관계자는 2일 "기존에는 홈플러스 대금 지급이 납품 이후 정산까지 30~40일가량 소요됐으나 최근에는 10일 이내로 정산이 가능한 수준에서만 제한적으로 물량을 대고 있다"면서 "홈플러스 측이 설을 앞두고는 2~3일 내 정산해 주겠다는 조건을 붙여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소고기 선물세트 구성을 요청해와 부위별 공급 대신 세트 상품에 한해 결제 상황을 보고 제한적으로 납품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과자만 잔뜩 진열돼" 홈플러스 납품 반토막…설 대목 앞, 매대 '텅텅' 비나 수도권의 한 홈플러스 매장 가공식품 매대가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 상품으로 채워져 있다. 김흥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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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인 유통 채널들이 설을 앞두고 연초부터 선물세트 구성을 강화하며 할인 공세를 펴고 있으나 홈플러스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수도권의 한 홈플러스 매장은 과일과 야채, 생선 등 소비기한이 짧은 신선식품군 위주로만 납품업체 물량이 채워져 있었고, 대다수 상품군의 매대는 홈플러스 자체브랜드(PB)인 '심플러스'가 빈자리를 메운 모습이었다.


우유와 과자, 음료 등 장보기 주요 메뉴에 심플러스 상품이 집중됐고, 상대적으로 소비기한이 긴 가공식품류에서만 기성브랜드(NB) 상품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매장 관계자는 "대금 지급 문제로 상품 수급이 원활하지 않아서인지, 재고를 보유한 물량을 제외하고는 PB로 빈자리를 대신한 지 꽤 됐다"고 설명했다. 어렵게 상품을 들여와도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전보다 뜸해져 매장마다 1+1 프로모션이나 추가 할인으로 구매를 유도한다. 정육 코너에서는 국내산 삼겹살을 정가 대비 30% 할인한다는 안내 문구와 함께, 주말에만 10%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며 주의를 환기했다.


홈플러스 기업회생 1년…급여 밀리고 4대 보험료도 못내

다음 달 4일이면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지 1년째를 맞는 가운데 회사의 자금 상황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매달 21일 지급해온 직원들의 급여를 지난해 12월에는 두 차례로 나눠 전달했고, 새해 첫 급여일인 지난달 분은 아직 미지급 상태다. 홈플러스 한 관계자는 "급여뿐 아니라 매년 설 일주일 전 지급했던 상여금도 올해는 받지 못할 것이 확실해 직원들의 근심이 크다"며 "당장 생활비가 절박한 구성원들은 적금을 해지하거나 생활자금 대출을 알아보고 있지만 4대 보험이 제때 납부되지 않아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같은 과자만 잔뜩 진열돼" 홈플러스 납품 반토막…설 대목 앞, 매대 '텅텅' 비나 천 계양구 홈플러스 계산점에 영업 중단을 알리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홈플러스와 대주주인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측은 최근까지 17개 점포의 폐점 절차를 진행한 데 이어 기업형슈퍼마켓(SSM) 사업부를 분리 매각하고, 향후 6년간 41개 부실 점포를 정리하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했다. 지난달 27일에는 본사 차장 이상 및 부서장 이상 직책자를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또 MBK파트너스가 1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DIP)을 부담하고,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과 정책금융기관 한국산업은행에 1000억원씩 총 3000억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이들 기관이 응하지 않고 있다.


납품사 관계자는 "(홈플러스 측이)'긴급 운영자금이 수혈되면 대금 지급 등 정상적인 영업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하지만 이미 직원 급여뿐 아니라 세금과 공과금 등을 상당 부분 미납한 상황이라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며 "협력업체들도 추이를 지켜보면서 제한적으로 상품을 공급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짚었다.


고강도 구조조정 기업회생안… 노노갈등도

회사를 둘러싼 유동성 압박이 극에 달하면서 둘로 쪼개진 구성원 간 목소리도 첨예하게 엇갈린다. 현재 홈플러스 노조는 민주노총 마트산업노동조합 산하 홈플러스 지부와 일반노조 등 2곳이다. 홈플러스 일반노조는 지난달 직원 87%가 구조혁신형 회생계획안에 동의 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직원대의기구인 한마음협의회도 일반노조와 뜻을 같이하면서 "회사가 처한 위기를 직시하고 있으며, 회생계획안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고통스러운 결정과 시련이 따르겠지만 홈플러스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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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 측은 사측의 회생계획안이 청산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3일부터는 안수용 마트노조 홈플러스 지부장이 지난해 11월에 이어 또 한 번 단식 농성에 돌입할 것을 예고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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