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 3월부터 3차 실태조사 추진
조사 결과에 따라 기관명 공개 예고
일부에서는 여전히 '소통' 일환으로
지난해 조사에서도 '11%'가 경험
#. 지방의 한 구청에서는 최근까지도 '밥 총무'가 있었다. 상급자에게 식사를 대접하기 위해 선호 메뉴를 확인하고 식당을 예약한 뒤 직원들의 사비를 걷는 일을 맡았다. 모셔야 하는 상급자 순번표까지 있었으니 하위 직원들은 매달 적지 않은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공직사회 관행인 '간부 모시는 날'을 없애기 위해 정부가 기관명 공개를 추진한다. 악습 근절을 위해 정부가 다양한 대책에 나섰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여전히 관습처럼 이어지고 있다.
2일 지방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행정안전부는 이르면 3월부터 인사혁신처와 공동으로 '간부 모시는 날'에 대한 3차 실태조사를 진행한다. 최근 실태조사와 조사 결과에 따른 기관명 공개 등의 절차를 담은 공문을 각 지자체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가 '간부 모시는 날'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대책에 나섰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관습처럼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설문조사 후 결과에 따라 '기관명 공개'라는 강력한 조치에 나선다.
'간부 모시는 날'은 공무원들이 순번을 정해 상급자에게 사비로 식사를 대접하는 관행이다. 2024년 11월 중앙부처와 지자체 공무원 15만명을 대상으로 한 첫 실태조사에서 응답자의 18.1%는 최근 1년 사이 '간부 모시는 날'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5년 4월 두 번째 조사에서도 11.1%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중앙보다는 지방정부가 더 심각했다. '간부 모시는 날' 경험 비율이 중앙부처에서는 10명 중 1명(10.1%)꼴이었지만, 지자체에서는 4명 중 1명(23.9%)으로 배 이상 높았다. 이같은 차이는 '간부 모시는 날' 빈도 조사에서도 확인됐다. 경험 빈도는 중앙행정기관의 경우 월 1, 2회가 46.1%로 가장 많았던 반면 지자체에서는 주 1, 2회가 45.9%에 달했다.
정부가 '기관명 공개'라는 특단의 대책을 꺼내든 것도 이 때문이다. '간부 모시는 날'이 줄어들고 있지만 일부 현장에서는 '소통'의 일환으로 인식돼 여전히 진행 중이다.
김민석 국무총리도 '즉각 조치'를 주문했다. 지난달 업무보고 자리에서 '간부 모시는 날'이 줄어들고 있다는 조사 결과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며 즉각적인 '제로화'를 지시했다.
행안부는 3월 진행 예정인 실태조사를 통해 '간부 모시는 날' 경험률이 높은 기관에 대해서는 기관명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줄인다는 개념이 아닌 단번에 없애겠다는 방향으로 현장에서의 자발적 조치를 유도하고 있다"며 "일부 기관과는 영상회의를 통해 근절을 위한 이같은 단호한 입장을 전달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기관명 공개 기준이 될 실태조사 방식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 실태조사는 공무원 내부망을 통해 진행하는데, 기관별 총인원이나 조사 참여율에서 차이가 발생해 명확한 공개 기준을 세우기가 쉽지 않아서다. 이 관계자는 "조사 결과의 대표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기본수가 필요한 상황인데 이런 세부 기준 등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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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간부 모시는 날' 제로화를 위해 익명 신고센터를 전자인사관리시스템(e-사람) 내 설치하고 중앙행정기관 소속 공무원을 대상으로 피해 접수도 받고 있다. 신고자가 피신고자, 일시, 장소, 피해 발생 경위 등 구체적인 내용을 제보하면 해당 내용을 각 부처 감사 부서로 넘기는 방식이다. 세부 내용 확인 후 감사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면 감사가 진행된다. 단순 경고를 넘어 비위가 중대하고 고의성이 인정될 경우 파면·해임 등 중징계도 가능하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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