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인턴기자
[아시아경제 최은영 기자] 자신을 비판한 평검사에 대해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이다."라며 '공개 저격'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에 대해 최근 검사들이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라며 반발하고 나선 가운데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9년 전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언급한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앞서 지난 28일 제주지검 형사1부 소속 이환우(43·사법연수원 39기)는 검찰 내부 전산망에 '검찰개혁은 실패했다'라는 글을 올려 현 정부와 추 장관을 비판한 바 있다.
이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추미애 장관을 공개 비판한 제주지검 이환우 검사는 어떤 사람?"이라며 이 검사가 동료 검사의 약점 노출을 막기 위해 피의자를 구금하고 면회를 막았다는 기사를 공유했다. 추 장관은 "좋습니다. 이렇게 커밍아웃 해주시면 개혁만이 답입니다"라며 대응했다.
이를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전·현직 장관이 비판 메시지를 올린 검사에 대해 대놓고 '좌표'를 찍은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에 최근 검사들은 자신의 이름을 밝히고 추 장관에게 항의하고 나섰다. 29일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사위로 알려진 춘천지검 공판검사실 소속 최재만(47·36기) 검사 역시 "나도 커밍아웃하겠다"라고 추 장관을 비판하는 글을 남겼다.
최 검사는 "저도 이환우 검사처럼 지금의 정권이 선한 권력인지 부당한 권력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현재와 같이 정치 권력이 이렇게 검찰을 덮어버리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 생각한다"라며 "저 역시도 커밍아웃하겠다"라고 전했다.
최 검사의 글에 응원과 지지를 드러내는 검사들의 댓글만 약 200개 달리며 검찰 내 '반(反) 추미애' 분위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9년 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발언이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2011년 12월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조 전 장관은 '검찰개혁 토크콘서트'에서 "검찰개혁은 어느 정권이 들어서도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며 "검찰개혁을 위해 정권이 검찰을 이용하지 말아야 하며, 정권 초반에 해야 하며,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사람들이 법무부에 많이 들어가 개혁을 주도해야 한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어 이러한 개혁에 반드시 반발하는 이가 있기 마련이라며 "나가겠다는 분들은 빨리 보내드려야 한다"라며 "집단 항명을 해 사표를 제출하면 다 받으면 되고 로스쿨 졸업생을 대거 채용해 새로운 검찰을 만들면 된다"라고 말했다.
한편 31일 조국 전 장관 밑에서 법무부 인권국장을 했던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의원 역시 자신의 SNS에 조 전 장관의 발언을 공유하며 "100명도 좋고 200명도 좋다. 어차피 검찰개혁 본류에 들어서면 검사들이 이렇게 많이 필요하지도 않다"라며 "변호사일 옛날같이 않으니 참고하시라"라며 비꼬았다.
최은영 인턴기자 cey121481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