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진기자
김민영기자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김민영 기자] 시중은행들이 주요 대출, 예ㆍ적금 금리 정책을 통해 오픈뱅킹 고객을 확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최근에는 오픈뱅킹 가입 시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아예 기존 우대금리 혜택을 줄이거나 없애고 이를 오픈뱅킹 가입에 따른 혜택으로 대체하는 사례도 눈에 띈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지난 달 마이스타일모기지론ㆍ우리아파트론ㆍ우리부동산론ㆍ우리전세론 등 부동산금융상품에서 기존 우대금리 조건의 우대율을 낮췄다. 이에 따라 급여이체 고객 및 연금수급권자에게 제공하던 연 0.3%의 우대금리는 0.2%로, 전액 비거치식 주택담보대출 가입 고객에 제공해온 0.2%의 우대금리는 0.1%로 모두 0.1%포인트 내려갔다.
우리은행은 대신 오픈뱅킹 가입 항목을 신설해 가입시 0.1%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기로 했다. NH농협은행은 인터넷뱅킹으로 주담대를 신청할 때 0.1%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항목을 삭제하고 오픈뱅킹 등록시 0.1%의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조건을 새로 만들었다.
신한은행은 '인싸 자유적금' 상품 이용시 오픈뱅킹에 가입하면 0.5%의 우대금리를 제공하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오픈뱅킹을 이용해 다른 은행 계좌에서 이 상품에 입금하는 경우 건별로 1.0%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하나은행은 '원큐예금' 가입시 오픈뱅킹을 통해 타행 계좌 출금이체를 등록하면 0.3%의 우대금리를 준다. '원큐적금' 가입시에도 오픈뱅킹 이용에 따른 우대금리가 뒤따른다. 오픈뱅킹 이용 동의 및 출금계좌 등록시 0.3%, 하나은행 오픈뱅킹 서비스를 통해 다른 은행 계좌에서 출금이체로 원큐적금에 6개월 이상 납입하면 0.5%의 우대금리를 받는 식이다.
오픈뱅킹은 하나의 은행 앱으로 보유하고 있는 모든 은행의 계좌를 조회하고 출금ㆍ이체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소비자 편익 제고를 위한 디지털 금융혁신을 명분으로 지난해 2월 발표된 금융결제인프라 혁신방안에 따라 같은해 10월 은행권에서 시범실시됐고 12월 핀테크(금융기술) 기업까지 전면시행됐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오픈뱅킹이 특정 은행 한 곳과의 주거래 개념을 희석시키는 성격이라 은행 입장에선 고객을 빼앗길 우려가 있고, 반대로 고객을 새롭게 유치할 수도 있어 경쟁이 치열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이에 따라 오픈뱅킹 시스템 개편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우리은행은 최근 모바일 우리원뱅킹으로 제공하는 오픈뱅킹 서비스를 개편해 메인화면에서 모든 은행의 계좌를 한 눈에 조회할 수 있도록 했다. IBK기업은행도 모바일 '아이원뱅크'를 개편해 첫 화면에서 여러 단계를 거치지 않고 곧장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신한은행은 '마이자산' 서비스를 통해 은행뿐 아니라 모든 금융업권의 통합 자산관리 서비스, 앱을 실행하지 않고 스마트폰 바탕화면에서 앱을 길게 누르는 것만으로 간편이체를 할 수 있는 '꾹이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금융자산 수준을 연령대별ㆍ지역별로 비교할 수 있는 '내 금융생활 비교' 서비스를 선보였다. KB국민은행도 예금·대출 거래 화면에서 잔액이 부족하거나 추가금액이 필요한 경우 다른 은행의 계좌에서 국민은행 계좌로 빠르게 이체시킬 수 있도록 하는 '충전' 등 기능을 장착해 오픈뱅킹 서비스를 강화했다.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 1683만명이던 오픈뱅킹 누적 가입자는 지난 6월 말 4096만명으로, 2969만좌이던 계좌는 6588만좌로 늘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오픈뱅킹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빠른 속도로 대중화ㆍ보편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