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애리기자
[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일본 금융권에서는 네이버의 업무용 메신저 '라인웍스'를 모르는 이가 없다. 도쿄해상화재, 메이지야스다생명 등 보험업계 '톱10' 기업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GS그룹이 최근 라인웍스의 고객사가 됐다. GS칼텍스는 판매점 등에서 라인웍스를 통해 업무를 진행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비대면 업무량이 증가하면서 일본에서 성공을 거둔 라인웍스가 한국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장광익 웍스모바일 글로벌비즈니스 상무는 10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매년 일본에서 라인웍스 고객사가 2배 이상 증가하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라인웍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GS그룹의 라인웍스 도입은 성공적인 국내 진출이라는 점에서 의미 있는 이정표인 셈이다.
라인웍스는 네이버가 지분 62.59%를 가지고 있는 웍스모바일이 2016년 일본 시장을 겨냥해 개발한 업무용 메신저다. 당시 일본은 지금의 한국과 상황이 비슷했다. 기업 절반 이상이 개인용 메신저로 일하다보니 직원들의 업무와 생활이 분리되지 않았다. 라인웍스는 이 틈새를 파고들어 5년 만에 업계 1위로 자리잡았다. 일본 IT 조사기관인 후지키메라 연구소에 따르면 라인웍스는 기업용 메신저 시장에서 38%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매출도 5년 전에 비해 38배 성장했다.
네이버 라인이 일본 메신저 시장을 이끄는 가운데 라인윅스가 기업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라인은 일본 내 사용자가 8500만명에 점유율이 무려 85%로 일본의 국민 메신저로 통한다. 일각에서는 "일본인들의 온라인 소통이 사실상 네이버에 의해 이뤄진다"고 평가할 정도다. 장 상무는 "라인웍스는 이미 일본에서 성공한 라인과 유사해 사용하기 편하고 배우지 않아도 바로 쓸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라면서 "일본 금융계의 까다로운 보안기준을 충족해 경쟁력이 높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삿뽀로맥주 등 비금융권에서도 사용 기업이 늘고 있다.
업무용 메신저 시장은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국내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당장 카카오가 오는 16일 '카카오워크' 출시하면서 라인윅스와 경쟁한다. 장 상무는 "국내에서도 업무용 메신저는 블루오션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라인웍스에 가입하겠다는 기업들의 문의가 전년 대비 4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한국도 업무용 메신저 도입으로 사회 자체가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일본에서 업무용 메신저가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일과 삶을 분리 시켰다. 한국도 그렇게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라인웍스는 일본과 한국 뿐 아니라 다른 해외 시장에도 관심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 네이버는 지난 3월 웍스모바일에 420억원을 신규 출자했다. 삼정KPMG에 따르면 글로벌 업무용 메신저 시장은 올해 120억달러(약 14조2500억원)에서 2023년 136억달러(약 16조1500억원)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장 상무는 "일본과 한국에 이어 동남아, 유럽 시장도 주시하고 있다. 네이버의 '파파고' 번역 기술을 바탕으로 중국, 대만, 동남아, 유럽과의 협업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라면서 "아시아 1위 업무용 메신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