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기자
장세희기자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장세희 기자]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 타격이 큰 소상공인ㆍ자영업자에게는 매출에 따른 차별 지급 대신 100만원 이상을 일괄 지급할 방침이다. 국민의 이견을 최소화할 수 있는 세부적이고 명확한 기준 마련과 다양한 사례 조사를 통한 사각지대 없는 '틈 막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당정은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등을 위한 소상공인 새희망자금 지원 대상을 집합금지 12개 고위험시설로 한정하지 않고, 최근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격상 여파로 매출 피해를 본 자영업자들에게 '100만원+α'를 일괄 지급하기로 했다. 정부 관계자는 "매출액에 따라 차등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요건을 충족하면) 일괄 지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당정은 전날 고위 당정 협의 후 고용취약계층과 소상공인 및 저소득층을 선별 지원하기 위해 7조원 규모의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4차 추경에는 소상공인ㆍ자영업자 대상의 소상공인새희망자금과 특수고용형태근로자(특고) 등 고용취약계층을 위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저소득층 대상의 긴급 생계비, 아동 특별돌봄쿠폰, 통신비용 지원 등 사업이 포함된다.
소상공인새희망자금 지원 대상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격상에 따라 영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자영업자ㆍ소상공인이 모두 해당한다. 집합금지 명령으로 영업이 중단된 노래방ㆍPC방 등 고위험시설 12개 업종을 비롯해 제과점, 음료전문점 등도 신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분기 또는 반기 매출액 기준으로 피해를 증명한 자영업자로 대상을 한정하되 동일한 금액을 일괄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구축해놓은 데이터와 국세청에 신고된 매출 신고 내용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새희망자금과 고용안정지원금을 받기 위해 피해 여부나 정도를 당사자가 직접 증빙해야 하는데, 영세업자일수록 증빙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현금 장사를 하는 자영업자는 매출을 일일이 입증하기 어려워 매출만으로 피해 정도를 파악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기준에서 아슬아슬하게 탈락했다면 불만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아예 증명이 불가능한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확산과 비슷한 시기에 개업을 해 영업을 거의 하지 못한 탓에 매출 피해 수준을 가늠할 수 없다거나 코로나19 사태로 개업을 장기간 미뤄 장사를 해보지도 못한 채 손해를 입은 사례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이미 폐업을 한 경우도 적지 않아 이를 위한 재창업 프로그램 등을 기존 유사 프로그램 대비 강화해 가동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밖에 일부 특고 프리랜서들의 경우 일거리나 수입이 일정하지 않고, 증빙서류를 챙기기에는 관련 노동환경 자체가 열악하다는 문제도 있다.
코로나19가 최초 확산 된 이후 시스템 마련을 통해 현재의 상황을 대비했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4월 혼란을 경험하고도 아무런 준비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공급자입자에서 추석 전에 지급을 서두르기 위해 행정 편의적이고 쉬워 보이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면서 "선별 지준의 논란과 지원 대상시 신청하고 이를 조사ㆍ증빙ㆍ확인하는 혼란스러운 또 다른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연구위원은 이어 "자영업자나 소상공인들의 소득재산 상황은 천차만별이고, 매출 정보에 대한 투명성과 신뢰성이 중요한데, 이에 대한 신뢰가 쌓여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선별 지급을 마친 뒤 계층간 갈등이 커지거나 코로나19에 공동대응하려는 연대의식이 약해지는 등의 사회적 문제도 정부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된다.
그간 재난지원금 보편지급을 주장했던 이재명 경기지사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민 불만과 갈등, 연대성 훼손 등 1차와 달라진 2차 선별지급의 결과는 정책 결정자들의 생각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위험할 수 있다"면서 "때문에 수많은 경우의 수와 대안을 꼼꼼하고 세심하게 따져봐야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