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오르는 두산重 주가…우리사주 직원들 되찾는 미소

두산중공업이 설계·조달·시공 및 유지·보수를 담당하고 있는 탐라해상풍력 발전소

“8000원대에 팔았는데 더 가지고 있고 있을 걸 그랬나 봅니다. 후회도 들지만 안도감이 더 큽니다. 회사가 안정되고 있다는 거니까요" 우리사주로 주식을 보유했다가 최근 판 두산중공업의 한 직원은 이렇게 말했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자구안 이행에 가속도를 내며 보릿고개를 넘기고 있는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사주로 주식 보유하고 있는 직원들은 주식도 가격 여무는 소리에 웃음기를 되찾고 있다.

4일 두산중공업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우리사주조합의 두산중공업 주식 보유 비율은 5.04%다. 앞서 두산중공업 임직원들은 지난해 5월 회사가 5284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할 때 우리사주조합 형태로 주당 5550원에 주식을 사들였다. 당시 임직원들은 탈원전·탈석탄 정책으로 회사가 어려움에 처하자 함께 극복하자며 우리사주 운동을 벌였고, 우리사주조합에 배정된 1700만주(944억원 어치)를 전량 청약했다. 일부 직원들은 1만주 이상 사들이며 두산중공업의 부활을 응원하기도 했다. 기존 주주들도 이런 분위기에 타고 두산중공업 청약에 뛰어들어 청약률이 101%를 기록했다. 주가가 청약가인 5550원보다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한몫 했다.

그러나 올해 3월 코로나19 확산에 유동성 위기까지 겹치며 두산중공업의 경영상황은 더 악화됐다. 두산중공업이 희망퇴직에 이어 일부 유휴인력 휴업을 검토하던 지난 3월27일 상장 이래 최저가인 2395원까지 떨어진 후 2470원에 마감했다. 우리사주에 동참한 직원들은 회사도 어려운데 주식마저 가지고 있기도, 팔기도 어려운 상황에 허탈하고 답답해졌다.

이후 채권단이 3조6000억원을 두산중공업에 긴급수혈했고, 두산중공업도 자산·계열사 매각절차를 적극 이행하면서 회사의 부담이 많이 줄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정부가 해상풍력 발전 등이 포함된 그린뉴딜 발표하면서 두산중공업의 주식이 주목을 받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주가는 지난 7월20일 종가 기준 5550원 선을 회복했고, 7월21일부터 급상승해 전날 기준 1만6300원으로 마감하면서 청약가의 3배 수준으로 뛰어올랐다.

두산중공업의 주가가 계속 오르는 가운데 지난 4월부터 미뤄졌던 자녀 등록금 등 직원 복지 지원도 최근 재개되면서 일부 두산중공업 직원들 사이에서는 "목돈 들어갈 일이 있었는데 숨통이 트였다"는 반응도 나온다고 한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두산중공업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분위기가 많이 어두웠었는데, 최근에는 이번 고비도 버텨보자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두산중공업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최근 가속도가 붙고 있다. 두산그룹은 전날 두산중공업에 1조3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두산그룹은 또 두산솔루스와 ㈜두산의 모트롤 사업부를 각각 6989억원, 4530억원에 매각했고, ㈜두산 대주주의 두산 퓨얼셀 지분23%(5740억원 어치)도 두산중공업에 무상증여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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