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규기자
[아시아경제(수원)=이영규 기자] 경기도 의정부시가 한국기원 본원 유치에 성공했다. 또 400억원을 투입해 바둑전용 경기장을 건립한다.
경기도는 3일 수원 경기도청에서 한국기원, 의정부시와 이런 내용을 담은 '한국기원 이전 및 바둑전용경기장 건립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협약에 따라 경기도는 바둑경기장 건립과 관련된 행정ㆍ재정적 지원에 나선다. 의정부시는 부지와 재원을 확보해 바둑경기장을 건립하고 한국기원의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협조하게 된다.
한국기원은 서울 성동구에 위치한 본원을 의정부시로 이전하는 한편 각종 대회를 의정부시 바둑경기장에서 개최한다. 또 주민 여가생활 향상을 위한 바둑교육 프로그램에도 적극 참여하기로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바둑전용 경기장을 포함해서 한국기원이 의정부로 이전하면 도내 남북간 불균형 문제 해소에도 기여하고 자라나는 꿈나무들한테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계기도 될 것"이라며 "(바둑은)우리나라가 세계 자랑할 만한 문화이자 스포츠다. 앞으로 문화체육예술이 가지는 비중이 점점 커질텐데 경기도에서도 열심히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임채정 한국기원 대표는 "바둑이라는 우리의 값진 문화유산이 활발하다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새로운 터전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건물을 짓는다기보다는 우리 문화유산을 계승 발전시키고 한국 바둑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는 역사적 일이다. 경기도와 의정부시의 배려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중국, 일본 기사들이 오면 한국기원을 피해서 호텔에 가서 바둑을 둘 만큼 한국기원의 시설이 열악하다는 얘기를 듣고 정신이 아찔했다"면서 "한국 바둑의 얼과 기가 살아있는 기원을 만들도록 정성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의정부시 호원동 403번지 일원에 건립되는 바둑전용 경기장은 지상 4층, 지하 1층 1만2597㎡ 규모로 한국기원 본원은 이곳 3층에 자리하게 된다. 총 사업비 400여억 원 중 경기도는 50억원을 지원하고 나머지는 국비 지원과 의정부시 자체예산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서울 성동구에 있던 한국기원 본원은 시설 노후화와 공간 부족으로 이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의정부시는 지난해 10월 한국기원 유치를 위한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유치를 적극 추진해 왔다.
의정부시는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재단법인 한국기원 이전과 바둑경기장 건립에 대한 타당성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완료한 후 현재 중앙투융자심사를 진행 중이다.
앞으로 기본 및 실시설계, 환경영향평가, 교통영향평가 등을 거친 후 2022년 5월께 공사에 들어가 2023년 12월 준공 예정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