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기자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부가 원·하청 간 상생협력과 복지격차 완화를 위해 공동근로복지기금제도를 손 본다. 올해 안에 관련법을 처리한다는 목표다. 20대 국회에서 법을 발의했으나 임기만료로 자동 폐기되면서 재입법을 추진하는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6일 공동근로복지기금 설립·운영상의 규제 완화와 제도 정비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근로복지기본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2016년 1월에 도입된 공동근로복지기금제도는 둘 이상의 사업주가 공동으로 기금을 조성해 복지사업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기업 단위의 사내근로복지기금제도의 한계를 극복하고 원·하청 간 상생협력과 중소기업 근로자의 복지 강화를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공동근로복지기금 설립·운영을 위한 각종 규정·제도의 미비와 경직된 규제가 제도 활성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이번 개정안은 지난해 9월 발표한 '공동근로복지기금 활성화 대책'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20대 국회에서 발의됐으나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됨에 따라 21대 국회에서 재입법을 추진하게 됐다.
주요 개정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미 사내근로복지기금이 있는 대기업(원청)이 중소 협력업체들과 공동기금을 새로 설립할 경우 대기업(원청)의 사내근로복지기금 해산이 허용된다.
해당 사업의 폐지 등의 경우에만 해산할 수 있었으나 이번 개정으로 공동기금 참여를 전제로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해산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해산한 대기업 사내근로복지기금은 중소 협력업체 등과 함께 설립한 공동근로복지기금으로 이전할 수 있다.
중소기업을 포함해 설립된 공동근로복지기금은 해당 회계연도 출연금의 사용 한도가 확대된다.
기금법인의 사업 재원은 기금운용을 통한 수익금과 해당 회계연도 출연금의 50%(중소기업 등은 80%)까지로 제한돼 있으나, 중소기업을 포함한 공동기금은 사용 한도가 확대된다.
개정안에서는 사용 한도 확대의 근거를 마련하고, 시행령 개정을 통해 해당 회계연도 출연금의 90%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이는 열악한 중소기업의 현재 세대의 복지비용 지출 요구에 부응해 복지사업의 재원을 확충하기 위한 것이다.
아시아경제DB=강진형 기자aymsdream@
운영 중인 공동기금에 새로운 사업주가 중간에 참여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일정한 절차를 거쳐 탈퇴도 가능해진다.
다만 탈퇴 시 복지사업의 연속성을 위해 해당 기업이 출연한 비율만큼의 재산은 해당 기업의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전환해야 한다.
그동안 중간 참여, 탈퇴 및 탈퇴 시 재산처리 방법 등의 규정이 마련돼있지 않아 혼선을 초래하고 공동기금 참여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지목돼 왔다.
공동기금에 참여한 개별 기업이 사업을 폐지하는 경우, 출연한 비율만큼의 재산은 해당 기업 근로자 보호에 사용된다. 체불임금 등을 우선 지급하고 남은 재산은 근로자에게 생활안정자금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지금까지는 공동기금에 참여한 개별 기업이 경영난 등의 이유로 사업을 폐지해도 출연금을 회수·사용할 수 없어 근로자 보호에 미흡한 측면이 있었다.
정부는 입법예고 절차 등을 거쳐 개정안을 신속히 국회에 제출하고, 개정안이 연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지난해 공동근로복지기금 활성화 대책 발표 이후 공동기금 설립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총 80여개에 불과하던 공동기금이 올해 116개가 새롭게 설립돼 운영 중이다. 조선업종을 중심으로 대기업이 지원하는 중소 협력업체 간 공동기금 설립이 활발한 것으로 분석됐다.
김대환 근로기준정책관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우리 경제가 전례 없는 위기에 직면하여 중소·협력업체 근로자에게 그 어려움이 집중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동기금이 중소·협력업체 근로자의 실질소득을 증대시켜 위기 극복을 앞당기고 대·중소기업 간 복지격차 완화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