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ㆍ중갈등속 美 대학, 中 현지 대학프로그램 진행…큰손 중국 유학생 유치

재정 악화 우려 미 대학들, 중국 현지에서 가을학기 교육
교수는 미 본토, 학생은 중국 현지에서 원격수업

[아시아경제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미국 일부 대학들이 중국 현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중국인 유학생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미국의 일부 대학들이 가을학기를 앞두고 중국 현지 교육프로그램을 마련, 중국 유학생을 유치중이라고 4일 보도했다.

미ㆍ중 갈등으로 유학 비자를 받기 쉽지 않은데다 미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미국 입국을 꺼리는 중국 유학생들이 늘자, 고육책으로 현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이 신문은 현재 뉴욕대학과 펜실베니아주립대학, 코넬대학, 듀크대학, 시러큐스대학, 피츠버그대학 등 미국 주요 대학들이 중국 현지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한다고 덧붙였다.

실제 뉴욕대학의 경우 '고 로컬(Go Local)'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 유학생을 유치 중이다.

이 대학은 중국 대학생 2300여명과 대학원생 800여명을 유치, 중국 상하이캠퍼스에서 강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미국 본토 교수진이 온라인을 통해 중국 학생들에게 강의를 한다는 게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다. 이들을 위해 별도 강의실도 제공된다.

펜실베니아주립대학은 이번 가을학기부터 중국 신입생 대상 17주간 학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이 프로그램 역시 원격수업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수는 미국 강의실에서 강의를, 학생들은 중국 강의실에서 수업을 받는다.

로저 브린들리 펜실베니아주립대학 글로벌 프로그램 담당 부대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유학생 수가 줄 수 밖에 없는 상황인데다 총영사관 폐쇄 등으로 인해 중국 유학생들이 비자를 제때 받지 못할 것"이라며 현지 교육프로그램 개설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대학들이 중국 유학생 유치에 나서는 것은 이들이 대학 재정에 차지하는 비중이 크기때문이라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미국국제교육자협회(NAFSA)에 따르면 2018∼2019학기 해외 유학생들이 미국 경제에 기여한 금액은 410억달러(한화 49조원)다. 이중 중국 유학생의 기여도는 30% 이상이다.

실제 2018~2019학기 중국인 유학생은 모두 36만9548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33.7%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유학생이 감소하면 미국 대학 재정에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대학의 현지 교육프로그램에 많은 중국 학생들이 지원할지는 미지수라고 전했다. 중국 학생들이 온라인 수업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지홍 중국 사회과학원 미국학연구소 연구위원은 "코로나19 확산과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비우호적인 정책으로 인해 중국 유학생 감소는 불가피하다"라며 "하지만 미국 대학 입장에서 보면 중국 유학생은 큰손이나 다름없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대학들이 중국 현지 교육프로그램 비용을 미국 본토와 같은 금액으로 책정, 학생들의 불만이 커질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베이징=조영신 특파원 ascho@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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