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섭기자
문혜원기자
[아시아경제 김대섭 기자, 문혜원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우리 경제와 산업 그리고 사회 전반에 비대면(언택트) 활동의 확산이 본격화됐다. 언택트 서비스 수요 증가에 따라 원격의료·온라인 교육·온라인 쇼핑·화상회의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도 활성화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특히 언택트 학습 경험에 주목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전 연령대에 걸쳐 자연스럽게 언택트 경험이 확산하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ICT를 활용한 디지털 경제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유리 정보통신정책연구원 ICT전략연구실 인터넷융합정책그룹장은 "코로나19로 언택트 서비스에 대한 소비가 증가·성장하는 추세인데 이런 경험들이 디지털 경제를 가속화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며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코로나19 이후 앞으로의 1년이 언택트 서비스들이 계속 갈 것인지 아니면 다시 코로나19 이전으로 돌아갈 것인지 판가름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익성 동덕여대 교수(한국유통학회 명예회장)는 "그동안 온라인 문화에 익숙하지 않던 고령층도 이제 코로나19 영향으로 익숙해지는 분위기"라며 "학습 경험이 중요해지면서 앞으로 언택트 활동은 전 연령대에 걸쳐 더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코로나19는 사람들의 행동 양식과 가치관에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대부분 사회 구성원이 언택트 행동 양식을 체화할 것이고, 이런 변화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로 갈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신동희 재능e아카데미 에듀테크실장은 "이전까지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상이던 대면 접촉 방식을 의식적으로 기피하게 됐다"며 "이러한 기피 행동이 반복 학습되면서 사회 전반에 걸쳐 일종의 행동 양식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험은 새로운 비즈니스와 관련 산업의 활성화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법으로 금지하던 원격의료가 코로나19 확산으로 한시적으로 허용되기도 했다.
이의훈 카이스트(KAIST) 경영대 기술경영학부 교수(한국스마트헬스케어협회 감사)는 "언택트 산업 중 헬스 분야는 하루빨리 도입되고 발전해야 한다. 평소 원격 진료를 통해 모니터링을 받을 수 있고 갑자기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 응급처치도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코로나19로 더 활성화된 온라인 교육·온라인 쇼핑·화상회의 관련 산업의 새로운 변화도 예상된다. 신 실장은 "온라인 학습이 등장한 지 수십 년 됐지만 최근까지만 해도 크게 활성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웠다"며 "하지만 코로나19로 오프라인 교육이 제대로 제공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면서 온라인 교육 서비스를 갖춘 기업들에는 큰 기회가 찾아왔다"고 강조했다.
허대원 대성그룹 스카이프사업팀장은 "코로나19 확산으로 평소 하루 평균 5건 이내이던 스카이프에 대한 문의가 많을 때는 하루 30건에 달할 정도로 급증했다"며 "언택트 트렌드에 맞춰나가려면 향후 사업자들이 차별화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스카이프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소프트웨어 기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이다. 인터넷이 연결된 컴퓨터, 스마트폰 등으로 음성·영상·문자 대화가 가능하다. 대성그룹은 2011년부터 대성홀딩스 IT사업부를 통해 국내에 스카이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언택트 비즈니스의 지속 성장 기반은 ICT와 인공지능(AI) 기술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언택트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의 대응 전략도 중요해지고 있다. 박 그룹장은 "언택트 비즈니스는 ICT와 AI 기술이 기반이 돼야 하지만 우선적으로 시장에 얼마나 필요한 서비스인지, 시장에서 어떤 문제를 해결하는 서비스인지가 중요하다"고 했다.
신 실장은 "기존과 같은 대면 방식의 제품 생산과 유통, 서비스의 근간을 벗어나지 못하는 기업들은 성장에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면서도 "언택트를 잘못 이해해 무턱대고 제품과 서비스 일체를 비대면화해야 한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대면 방식으로 제공되던 기능과 서비스를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했을 때 사용성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제공되는 가치가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대섭 기자 joas11@asiae.co.kr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