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소리 나는 금융공기업 연봉…산은·기은, 초봉 5000만원 돌파

작년 9곳 중 4곳 평균 1억 넘어…1년 전보다 1.29% 올라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공기업 9곳 중 4곳의 평균 연봉이 1억원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B산업은행과 IBK기업은행은 신입사원 초봉이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겼다. 경기 침체와 저금리로 금융권의 이익 창출 여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지만 금융 공기업의 고액 연봉 행진은 꾸준히 이어졌다.

6일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금융위 산하 8개 공공기관(한국예탁결제원ㆍ산업은행ㆍ기업은행ㆍ신용보증기금ㆍ예금보험공사ㆍ한국주택금융공사ㆍ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ㆍ서민금융진흥원)과 한국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 9곳의 지난해 일반 정규직 기준 1인당 평균 보수는 9363만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공공기관 362곳의 1인당 평균 보수(6779만원) 대비 38.1% 많은 수준이다.

금융공기업 9곳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1년 전(9243만원)과 비교해 1.29% 올랐다. 이는 전체 공공기관 평균 보수 상승률(0.1%)의 13배다. 많은 공공기관이 신규 채용을 늘리면서 평균 보수 상승률이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반면 금융공기업은 신규 채용을 상대적으로 덜 늘린 영향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곳은 예탁원으로 지난해 1인당 1억1074만원을 챙겼다. 다음으로는 산은 1억988만원, 기업은행 1억411만원, 수은 1억205만원 순으로 나타나 연봉이 1억원 이상인 금융공기업이 전체 9곳 중 4곳에 이르렀다.

뒤를 이어 신보 9425만원, 예보 8911만원, 주금공 8692만원, 캠코 8199만원 순으로 연봉이 높았다. 서민금융진흥원은 6364만원으로 가장 낮았다.

다만, 지난해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주요 금융공기업의 실적이 악화되면서 평균 연봉이 낮아진 곳도 있다. 예탁원과 수은은 평균 연봉이 1년 전 보다 각각 0.77%, 0.34% 떨어졌다. 산은은 평균 연봉이 0.32% 오르는 데 그쳤다.

경기 부진, 기업 지원에 따른 대손충당금 적립 등으로 실적이 눈에 띄게 둔화돼서다. 산은의 경우 당기순이익이 2018년 7059억원에서 지난해 2791억원으로 60.4% 쪼그라들었고, 수은은 6858억원에서 4347억원으로 36.6% 급감했다. 예탁원은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이 831억원에서 489억원으로 반토막 났다.

신입사원 초봉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각각 5141만원, 5045만원으로 처음으로 5000만원을 넘어섰다. 전체 금융공기업 평균 초봉은 2018년 4420만원에서 2019년 4505만원으로 1.9% 상승했다. 금융공기업 신규 채용은 2018년 935명에서 지난해 957명으로 소폭 늘어났지만 산은, 수은, 예보, 주금공, 캠코 등 5곳은 신규 채용 규모를 줄여 신의 직장 입사 문은 좁아졌다고 볼 수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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