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길기자
의성 금성면 고분군
[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신라 세력이 5~6세기 경북 의성에 조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무덤 324기가 국가지정문화재 사적으로 승격됐다. 문화재청은 의성군 금성면 대리리·학미리·탑리리에 있는 고분들을 묶은 경상북도기념물 ‘의성 금성면 고분군’을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1일 밝혔다. 단 지난 1월20일 지정 예고 당시 대상 374기에서 미발굴 고분 50기를 제외했다.
의성 금성면은 삼한시대에 조문국이라는 부족 국가가 있던 지역이다. 훗날 신라에 편입돼 정치·경제·문화 측면에서 북방 거점이 됐다고 전해진다. 이 곳에서는 1960년 의성 탑리리 고분군이 발굴된 뒤 매장문화재 조사 17회, 학술조사 9회가 진행됐다. 신라 무덤 양식인 적석목곽묘(積石木槨墓·돌무지덜넛무덤)를 변형한 묘제(墓制) 등이 확인됐다.
금동관모
무덤 내부에서는 머리에 착용하는 관, 귀걸이, 허리띠 장식, 고리자루칼 등 신라 수도 경주와 관계를 암시하는 다양한 위세품이 나왔다. 지역적 특색이 돋보이는 ‘의성양식 토기’도 출토됐다. 고배(高杯·굽다리접시)·항아리·뚜껑 등으로, 생산과 유통이 꾸준히 이뤄진 것으로 짐작된다.
의성군은 “신라 거점 역할을 했음을 알려주는 중요한 유적”이라며 “유구(遺構·건물의 자취)와 유물이 경주와 유사하면서도 독특한 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의성 금성면은 경주와 경북 북부를 연결하는 교통 요지이자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했던 곳”이라며 “고분 형성 시점을 분석하면 국읍(國邑, 중심 읍락) 지배계층 분묘일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