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기자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지난 21일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UAE를 방문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 "UAE가 (다음달 열리는) 바라카 원전 1호기 완공행사에 문재인 대통령을 주빈으로 초청했다"고 밝히면서 방산수출에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9일 "UAE와 수교 40주년을 맞이하기 때문에 방산수출에 희망적이지만 현재 전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변수는 많다"고 말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한 UAE, 쿠웨이트, 이라크 등 여러 국가에서 이란행 항공편, 해운 운항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UAE도 우리나라 국민의 입국을 충분히 제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코로나19 급속 확산으로 한국발(發) 외국인의 입국을 제한하는 국가가 50개국으로 늘었다. 코로나 19로 인해 UAE와의 관계가 진척이 없을 수 있다는 의미다.
외교부에 따르면 28일 오전 6시 현재 한국발 여행객에 대해 입국금지나 입국절차 강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는 나라는 전날 오후 11시30분보다 5개국 는 50개국이다. 전면적 혹은 부분적 입국금지를 하는 나라는 25개국, 입국절차를 강화한 나라도 25개국이다. 유엔 회원국(193개국) 기준으로 세계 4분의 1 이상의 국가가 한국발 여행객을 그냥 들이지 않고 있는 셈이다.
당초 방산업계는 올해가 UAE와 40주년을 맞이해 다양한 수출정책이 성사되면 국내 방위산업 업계의 수출 전선에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희망을 걸었다. UAE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정비사업 수주액수가 기대보다 적었던 만큼 방산을 앞세워 반도체, 에너지 분야로 경제협력 부분을 확대해 수출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지난해 발간한 '국제무기거래 동향, 2018' 보고서에 따르면 UAE는 2014~2018년 동안 세계 무기수입의 3.7%를 차지해 세계 10위권 안에 들어간다. 그만큼 국내 방산업계가 UAE에 거는 기대는 크다.
지난해에는 UAE 아부다비에서 열리는 국제 방위산업전시회 IDEX에 국내업체들이 신무기들을 선보이기도 했다. IDEX는 UAE에서 1993년부터 격년으로 열리는 중동 지역 최대의 국제방산전시회다.
한화디펜스는 우리 군(軍) 핵심 전력으로 꼽히는 K9 자주포를 선보였다. K9 자주포는 견인포와 달리 차량에 탑재돼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대포를 말한다. K9 자주포 사거리는 40㎞에 달한다. 사격 직후 새로운 사격정보를 받을 경우 60초 안에 사격 할 수 있고, 15초 안에 포탄 3발을 발사할 수 있는 급속 발사도 가능하다.
수출도 꾸준히 이어졌다. 2001년 처음으로 터키에 280대가 수출됐고, 2015년 폴란드에 차체 120대가 판매됐다. 2017년 인도(100대), 핀란드(28대), 에스토니아(12대), 노르웨이(24대) 등에서 꾸준히 수출 실적을 쌓아 올렸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00~2017년 세계 자주포 수출 시장에서 K9 자주포는 48%(572대)를 차지했다. 독일 PzH2000(189대), 프랑스 카이사르(175대), 중국 PLZ-45(128대) 등을 제쳤다.
LIG넥스원도 UAE에 거는 기대가 크다. LIG넥스원은 지난해 방산전시회에서 탄도탄과 항공기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중거리ㆍ중고도 요격체계인 '천궁II', 휴대용 지대공 유도무기 '신궁', 경어뢰 '청상어', 보병용 중거리 유도무기 '현궁' 등 정밀 유도무기를 소개했다. 국내에서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을 시작한 '대포병탐지레이더-II'도 선보였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천궁은 최대 사거리가 40㎞에 이른다. 고도 40㎞ 이하로 접근하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 요격에 동원된다. 1개 발사대당 8기의 유도탄을 탑재해 하나의 발사대에서 수초의 짧은 간격으로 단발, 연발 사격을 할 수 있다.
여러 대의 레이더 기능을 하나의 레이더로 통합한 3차원 위상배열레이더는 모든 방향에서 접근하는 수십 기의 적 미사일도 동시에 탐지 추적할 수 있다. 2017년 11월 최초 실사격한 천궁 2발은 발사 직후 공중에서 2차로 점화한 뒤 마하 4.5(약 5500km/h)의 속도로 날아가 약 40km 떨어진 표적을 정확히 명중해 적 항공기에 대한 요격 능력을 과시했다.
LIG넥스원은 중동을 수출 전략시장으로 선정하고 2009년부터 IDEX를 중심으로 UAE와 사우디아라비아 등에서 열리는 방산전시회에 참가, 정밀 유도무기와 감시정찰 장비 등 주요 제품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