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70% '현재 장기형 불황'…내년에도 투자 줄인다

경총 8일 '2020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 발표
기업 절반, 내년 경영계획 기조 '긴축경영'
내년 경제성장률 1.9% 전망…"투자 소극적"

[아시아경제 김지희 기자] 국내 기업 절반 가까이가 내년 긴축경영에 나선다. 또 기업 10곳 중 7곳 가량이 현재의 경기상황을 '장기형 불황'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8일 206개 기업을 대상으로 '2020년 기업 경영전망 조사'를 실시한 결과, 2020년 주된 경영계획 기조에 대해 응답자의 47.4%가 ‘긴축경영’이라고 답했다. 이어 현상유지(34.1%), 확대경영(18.5%) 순으로 집계됐다. 긴축경영이라는 응답은 300인 이상 기업에서 50%로, 300인 미만 기업(46.5%)보다 높게 나타났다.

긴축경영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의 구체적인 시행계획으로는 ‘전사적 원가절감’(29%), ‘인력부문 경영합리화’(25%) 등이 높게 나타났다. 생산규모 축소나 자산매각 등 기업활동 자체를 줄여나가기 보다는 내실을 다져가는 방식을 우선 고려하는 모습이다.

기업들은 내년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응답자의 43.9%는 '1.5% 초과~2.0% 이하'로 전망했으며, ‘2.0% 초과~2.5% 이하’(38.0%), ‘1.5% 이하’(17.1%) 순으로 나타났다. 경제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9%였다.

현재의 경기상황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4.6%가 '장기형 불황'이라고 판단했다. 경기저점이라는 의견이 19.9%로 뒤를 이었으며, 경기고점 통과 후 점차 하락한다는 응답도 13.1%를 기록했다. 경기 회복국면에 진입했다는 답변은 한 자릿수에 그쳤다. 최근 경기상황을 장기형 불황으로 진단하면서 2020년 경영계획 기조가 '긴축경영'으로 나타났다는 게 경총의 분석이다.

내년도 경영환경에 대한 기업들의 불안감은 투자계획에 그대로 반영됐다. 300인 이상 기업 가운데 44.1%, 300인 미만 기업의 37.6%가 내년 투자를 올해보다 줄이겠다고 답했다. 경총은 "응답 기업들은 내년 투자에 대해 소극적이고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내년 경영환경의 주된 애로요인’을 묻는 질문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온도차가 나타났다. 300인 이상 대기업은 내수부진(31%), 미·중 무역갈등 등 대외여건 불확실성(22.6%) 등에 높은 우려를 드러냈다.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경우 최저임금 인상, 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정책 부담을 꼽은 경우가 36.6%로 가장 많았다.

기업들은 내년 실적이 올해보다 더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300인 미만 기업의 절반은 내년도 영업이익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증가'라고 답한 기업은 12.3%에 불과했다.

기업의 과반수는 현재의 주력사업이 향후 회사의 주요 수익원으로 가능한 기간은 '5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 ▲3~5년 미만 30.2% ▲1~3년 23.9% ▲1년 미만 3.9%으로 집계돼 전체 응답기업의 58%가 5년 후를 장담할 수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비율은 기업 규모에 따라 비교적 큰 차이를 보였다. 대기업은 현재 주력사업이 '5년 이상' 주요 수익원 역할을 할 것이라는 응답이 56.8%로 높게 나타난 반면,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는 '5년 미만'이란 응답이 62.1%에 달했다.

김지희 기자 ways@asiae.co.kr<ⓒ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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